이란 "건설적 방향 아니면 철수"… 핵 협상 보이콧?

입력
2021.04.1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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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전 성명… 中 "제재 해제 초점 맞춰야"
이란 우라늄 농축률 상향 으름장 뒤 2라운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압바스 아락치(왼쪽) 이란 외무부 차관이 15일 협상장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떠나고 있다. 빈=EPA 연합뉴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압바스 아락치(왼쪽) 이란 외무부 차관이 15일 협상장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떠나고 있다. 빈=EPA 연합뉴스

미국 등 서방과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중인 이란이 보이콧 가능성을 공식 거론했다. 합의 당사국 중 하나인 중국은 이란 편을 들고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협상의 이란 측 대표 압바스 아락치 외교부 차관은 15일(현지시간) 회의 전 발표한 성명에서 “만일 회의가 기대한 대로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우리가 그 절차에 계속 참여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회담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트위터 글로 “(미국이) 제재를 먼저 제거해야 우리도 약속(핵 개발 제한)을 지킬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재 협상에서는 미ㆍ이란 양측의 의무 이행을 각각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복수의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이 가동되고 있다. 중국 측 특사인 왕췬 빈 주재 중국 대표부 대사는 기자들에게 “현재 (두 개의 워킹그룹 가운데) 핵 활동 제한 그룹이 제재 해제 그룹보다 훨씬 더 진전됐다고 생각한다”며 “신속한 협상 진행을 위해 제재 해제에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란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 상황을 전한 것이다.

당장 협상이 결렬될 분위기는 아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미하일 울리야노프 빈 주재 러시아 대표부 대사는 회의 뒤 자기 트위터에 “전반적인 인상은 긍정적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문가 단계를 비롯해 다양한 형식의 비공식 회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015년 합의 서명국 대표들이 참여한 이날 회의는 이란의 농도 60% 우라늄 농축 계획 발표로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6~9일 회의에 이어 2라운드다. 미국 대표단은 이란의 거부로 인근 호텔에 머물며 간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핵합의상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로 농도 20% 우라늄을 농축하던 나탄즈 핵 시설이 최근 공격을 받자 합의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라늄 농도를 60%로 높여 농축하고 원심분리기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ㆍ영ㆍ프ㆍ러ㆍ중)과 독일이 이란과 함께 도출한 JCPOA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일방적 탈퇴로 양대 축인 미ㆍ이란의 약속 이행이 멈추고 현재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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