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 ‘파격 선발’ 대한항공, 알렉스 빠진 우리카드에 완승

입력
2021.04.15 18:10
22면

대한항공 선수들이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대한항공 선수들이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들고나온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을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홈에서 우승 축포를 터트리려 했던 우리카드는 주포 알렉스가 경기 직전 복통으로 빠지면서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한 채 무너졌다.

대한항공은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프전 4차전에서 우리카드에 3-0(25-23 25-19 25-19)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양 팀은 2승 2패를 기록, 17일 오후 2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시즌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역대 15번의 남자부 챔프전 중에 최종전까지 간 것은 단 3번뿐이었다.

3차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곳곳에서 나왔다. 대한항공은 1~3차전에 비해 대폭 변경된 선발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라이트 요스바니를 레프트로 옮겼고, 라이트 빈 자리를 임동혁이 맡았다. 대신 곽승석이 빠졌다. 진성태가 부상으로 빠진 센터 자리에는 레프트 손현종이 새로 포진됐다.

그러나 더 큰 변수가 우리카드에서 발생했다. 경기 시작 직후 알렉스를 코트에서 불러들인 것이다. 알렉스는 경기 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 복통을 호소했고 경기 시작 직후 류윤식과 교체됐다. 이후에도 알렉스는 화장실을 오가며 구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수 대기석에서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채 자주 앉아 있었다.

이후 1세트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재투입됐지만 곧 다시 코트에서 나왔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경기 후 “오전부터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오전 회의에서도 아프다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면서 “경기 전 몸을 푸는데 공격 및 서브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때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 선수 관리를 못한 책임이 크다”고 자책했다.

관건은 알렉스가 5차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여부다. 신 감독은 “일단 내일은 돼야 알 수 있을 듯하다”면서 “선수 구성은 딱 여기까지다. (알렉스가 없어도) 5차전은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경기로 끝났다. 정지석과 임동혁이 각각 18점씩 올렸다. 임동혁은 특히 블로킹으로만 4득점을 올리며 확실히 높아진 블로킹을 과시했다. 정지석도 리시브 효율을 무려 71.4%나 찍으며 수비 안정감을 더했다. 오랜만에 리시브 라인에 참여한 요스바니는 리시브 효율은 22.2%에 그쳤지만, 공격에선 11득점(성공률 55%)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특히 새로 센터로 투입된 손현종도 블로킹ㆍ서브에서 각 1점씩 올리며 힘을 보탰다.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임동혁은 재능과 강한 심장을 가졌다”면서 “큰 경기에서 뛸 자격이 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오늘 선보인 새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챔프전이다. 매 경기 스토리가 다르다. 5차전을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우리카드는 나경복이 급하게 라이트로 자리를 옮겨 16득점(48.2%)을, 한성정이 12득점(52.2%) 했지만 주포의 부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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