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당국 “얀센 백신 사용 즉시 중단” 권고… 국내 600만명분 도입 차질 예상

입력
2021.04.13 22:55
수정
2021.04.14 00:3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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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P 연합뉴스

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P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얀센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미국 내 사용을 즉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접종자 중 일부에서 혈전 부작용이 확인되면서다. 올해 우리나라에 총 6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한 터라 백신 접종에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13일(현지시간)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며 사용 전면 중단을 권고했다. 현재 미국에서 이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은 70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혈전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는 6명이다. 모두 18~48세 여성으로, 1명은 숨졌고 1명은 중태다.

CDC와 FDA는 “얀센 백신 접종 후 나타난 혈전증은 뇌정맥동혈전증(CVST)으로, 혈소판 감소를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부작용 위험성이 커지면서 이미 조지아주(州)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4개주는 해당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우선 CDC는 14일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를 소집해 백신 접종과 혈전증 사이 연관이 있는지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얀센 백신은 다른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하는 형태인데다, 초저온 냉동 보관을 해야 하는 화이자ㆍ모더나 백신과 달리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어 집단면역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얀센 백신까지 혈전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백신 수급과 접종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역시 백신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정부는 올해 2분기 중 얀센 백신 600만명분 물량을 제약사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해당 백신의 국내 사용을 허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에 이어 세 번째다. 당시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 안전ㆍ효과성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등 3중 자문 절차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이날 미 보건당국이 접종 중단을 권고하면서 백신이 국내에 들어온다 해도 접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얀센의 모(母)회사인 존슨앤드존슨(JJ)은 미 보건당국의 사용 중단 권고 직후 자사 백신의 유럽 출시 연기 방침을 알렸다. 회사 측은 성명에서 “제품 사용자의 안전과 안녕이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며 “유럽에서 백신 출시를 연기하기로 선제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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