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렬·장지원·이상욱, 신들린 디그… 리베로, 챔프전을 명품 경기로

입력
2021.04.13 14:24
수정
2021.04.13 14:26
19면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한 리베로들이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한항공 오은렬, 우리카드 이상욱 장지원. KOVO 제공.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한 리베로들이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한항공 오은렬, 우리카드 이상욱 장지원. KOVO 제공.

대한항공과 우리카드가 맞붙은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이 시즌 최고 명승부로 진행되는 가운데, 양 팀의 리베로들이 디그 퍼레이드로 챔프전을 한층 더 ‘명품 경기’로 만들고 있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과 2위 우리카드는 11, 12일 진행된 챔프전 1·2차전에서 1승 1패씩 주고받았다. 특히 2차전은 풀세트 접전 끝에 전날 패했던 대한항공이 만회했다. 두 팀은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에서도 3승 3패고, 이 가운데 풀세트 접전도 3번이나 됐을 정도로 팽팽한 대결을 펼쳤는데 이 기세가 챔프전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챔프전을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만들고 있는 숨은 주인공들은 오은렬(대한항공)과 장지원 이상욱(이상 우리카드) 등 리베로들이다. 코트에서 동분서주하며 신들린 디그 실력을 뽐내고 있다.


정규리그 세트당 디그 챔프전 세트당 디그
오은렬(KAL) 1.32개 3.0개
장지원(우리) 2.08개 3.0개
이상욱(우리) 1.50개 2.88개

이는 수비 수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13일 KOVO에 따르면 대한항공 오은렬의 경우 정규리그에서 세트당 1.32개였지만 챔프전 1·2차에선 3.0개로 2.5배 이상 많아졌다. 우리카드 장지원도 2.08개에서 3.0개로, 이상욱도 1.50개에서 2.88개로 크게 올랐다.

실제로 장지원은 CH 2차전 4세트 15-14로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상대 요스바니의 공격이 블로커 손에 맞고 크게 튄 것을 코트 밖 5m까지 뛰어나가 플라잉 디그로 살려내 결국 득점으로 연결하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5세트 초반에는 요스바니의 코트를 쪼갤 듯한 스파이크를 걷어 올리며 ‘공격보다 화려한 수비’를 선보였다. 오은렬도 2세트에서 상대 알렉스의 스파이크를 몸을 던져 슈퍼디그를 해 내는가 하면, 상대 나경복의 날카로운 크로스 공격을 디그해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했다.


정규리그 세트당 팀 디그 챔프전 세트당 팀 디그
대한항공 10.28개 12.37개
우리카드 9.69개 11.62개

리베로를 중심으로 팀 수비진도 더욱 탄탄해졌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대한항공의 팀 디그는 세트당 10.28개, 우리카드는 9.69개였다. 하지만 챔프전 두 경기에선 각각 12.37개, 11.62개로 세트당 2개 이상씩 급등했다. 특히 1차전에서 대한항공의 디그는 세트당 13.67개, 우리카드는 12.67개나 됐다. 1차전이 세트스코어 3-0으로 끝났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박진감 넘치고 경기 시간이 길어졌던 이유다.

리시브 효율에서도 대한항공은 1차전 48.6%, 2차전 37.8%, 우리카드는 1차전 39.3%, 2차전 32.3%로, 정규시즌 리시브 효율(대한항공 39.8%, 우리카드 35.8%)을 웃돈다.

그렇다고 상대 서브가 공격이 약했거나 밀어넣기 공격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양 팀이 △상대 공격수 및 공격 루트를 철저한 분석한 데다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크게 높아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짜임새 있는 챔프전이 펼쳐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챔프전다운 레전드급 경기” “해당팀 팬이면 애가 타고, 아니어도 꿀잼 경기”라는 호평이 이어진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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