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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조지아주·증권가… 모두에게 환영받는 LG-SK 합의

입력
2021.04.12 21: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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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소송'으로 불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되면서 배터리 업계 안팎의 긍정적인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소송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한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목표가는 상향 조정됐다.

1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그간 배터리 수급 불확실성 탓에 노심초사하던 SK 배터리 고객사 포드와 폭스바겐은 이번 합의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포드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의에 이르게 돼 기쁘다"며 "이로써 포드는 미국의 근로자와 경제를 지원하고,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스콧 키오 폭스바겐 미국지사 최고경영자(CEO) 역시 "양사의 지식재산권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전기차 ID.4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600개의 일자리를 지켜낸 미국 조지아주 또한 이번 합의가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10년간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이후 3차례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조지아주에서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에 환상적인 뉴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양사의 합의가 타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 한국 정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특별히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 10월 존 오소프 당시 미국 민주당 조지아주 상원의원 후보자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2020년 10월 존 오소프 당시 미국 민주당 조지아주 상원의원 후보자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조지아주를 기반으로 한 국회의원들도 환영 릴레이에 동참했다. 조지아주의 첫 흑인 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 민주당 의원은 "상원에 온 후로 양사 합의를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해왔다"며 "조지아주 근로자들과 주민들에게 최고의 뉴스"라고 평가했으며,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일주일 전 대화가 중단되면서 조지아주의 2,600개 일자리가 위기에 처했다"고 회상한 뒤 "매일 소통하며 교착 상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SK·LG 양사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내부 구성원 기살리기에 나섰다. 이번 합의를 가장 가슴 아프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들이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합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던 때 SK가 쉽게 합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자사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의 사기 저하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메일을 통해 "우리 마음의 상처 역시 보상받아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사라졌으니 우리 기술과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더 큰 성장을 통해 저력을 보여주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증권가에서도 양사의 합의로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나섰다. 신영증권은 "소송 때문에 지연되던 SK이노베이션의 추가 수주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5만 원에서 37만 원으로 상향했다. 주식 시장에서도 이런 기대감은 반영됐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이날 장초반 전일 종가보다 18.49% 급등한 28만2,000원까지 갭상승한 뒤 수익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하락, 2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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