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야마, 아시아 선수 최초 마스터스 우승

입력
2021.04.12 14:24
수정
2021.04.12 14:3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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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선수 메이저 정상
스가 총리?“코로나19 일본에 용기와 감동 선사”
타이거 우즈 “세계 골프계에 상당한 영향 줄 것”

마쓰야마 히데키(오른쪽)가 12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우승을 상징하는 그린재킷을 입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AP 뉴시스

마쓰야마 히데키(오른쪽)가 12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우승을 상징하는 그린재킷을 입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AP 뉴시스

마쓰야마 히데키(29·일본)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토너먼트 정상에 올랐다. 남자 아시아 선수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2009년 양용은(49) 이후 12년 만이다.

마쓰야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마쓰야마는 2위 윌 잴러토리스(미국·9언더파 279타)를 1타 차로 제치고 마스터스 우승을 상징하는 그린재킷을 입었다.

아시아 선수의 마스터스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선수의 최고 성적은 지난해 임성재(23)가 일군 준우승이었다. 아시아 남자 선수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은 200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에 이어 두 번째다.

마쓰야마의 우승은 일본 남성 골퍼 최초의 메이저 우승이기도 하다. PGA 투어에 데뷔한 201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첫 승을 거둔 마쓰야마는 2017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5승째를 거둔 이후 3년 넘게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통산 6승을 달성했다.

마쓰야마는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일본에 있는 골프 선수들, 골프를 치거나 생각하는 어린 친구들이 이 우승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발걸음을 따라오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일본에는 메이저 챔피언이 없었고, 많은 골퍼가 메이저 우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내가 그들에게 마음먹으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일본 언론들은 마쓰야마의 메이저 우승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교도통신은 마쓰야마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몇 주 후에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해 아마추어 최고 성적(공동 27위)을 거뒀고, 10년 뒤인 올해 마스터스 우승을 일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쓰야마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미야기현의 도호쿠 후쿠시 대학을 다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본에 용기와 감동을 선사했다”며 축하했다. 교통사고 후 회복 중인 타이거 우즈는 “마쓰야마는 일본의 자랑이다. 엄청난 성과를 거둔 당신과 일본에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이번 우승은 전 세계 골프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쓰야마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7월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있다. 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마쓰야마가 2010년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둔 곳이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일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골프를 쳤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마쓰야마도 함께였다.

한편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김시우(26)는 이븐파 72타를 치고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2위를 차지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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