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날파리가 ‘어른어른’…열공ㆍ망막박리 전조?

입력
2021.04.1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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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벌레나 먼지 같은 것이 아른거리며 떠다니는 날파리증(비문증)은 근시가 심한 젊은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눈앞에 벌레나 먼지 같은 것이 아른거리며 떠다니는 날파리증(비문증)은 근시가 심한 젊은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먼지나 날파리 같은 물체가 보이고 눈을 움직일 때 마다 따라다니는 증상을 날파리증(비문증)이라고 한다. 검은 점ㆍ거미줄ㆍ날파리ㆍ구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젊을 때에는 젤리 같은 투명한 유리체가 눈 속 부피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지만, 40~50대에 접어들면서 유리체가 물처럼 변하고 수축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혼탁이 생긴다.

빛이 눈 속을 통과하다가 이러한 혼탁을 지나면서 시야에 그림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부분 노화로 인해 자연히 생기고, 드물게 망막박리ㆍ유리체 출혈ㆍ포도막염 등 눈 질환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특별한 원인 없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날파리증은 유리체 액화 및 후(後)유리체 박리가 주원인인데 따로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포도막염ㆍ유리체 출혈ㆍ망막박리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날파리증은 진행을 막지 않으면 시력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심하면 실명할 수 있으므로 원인을 찾아 걸맞은 치료를 해야 한다.

김영호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노화로 인해 생기는 날파리증은 떠다니는 그림자들을 무시하는 연습을 통해 일상생활을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고 했다.

단기간에 부유물이 많이 증가하거나, 시야가 가려지거나, 갑자기 번쩍거리는 빛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망막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날파리증은 처음 발생하면 날파리 개수나 모양에 상관없이 안저(眼底) 검사로 주변부 망막의 열공(裂孔) 등 망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부 망막 원공이나 열공ㆍ망막 변성 등이 발견되면 레이저나 시술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노화에 의한 날파리증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초기 안저 검사에서 정상 소견이더라도 추후 망막 열공이 발생할 때가 있으므로 증상이 급격히 변하거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다시 한 번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고도 근시ㆍ외상ㆍ백내장 수술 경력이 있거나, 본인이나 가족 가운데 망막박리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망막 열공이나 망막박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날파리증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그러나 날파리증은 유리체 출혈이나 포도막염 등 다양한 눈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기에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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