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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 사이에 태어났지만… 고전주의 양식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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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음악의 꽃'으로 불리는 교향곡(Symphony). 국내 최대 교향곡 축제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립니다. 한국일보는 '한화와 함께하는 2021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들과 무대에서 연주될 교향곡을 '하루에 하나씩' 소개합니다.
'북구 신화 속의 두 거인 사이에 낀 그리스 처녀.'
슈만은 베토벤 교향곡 4번을 이렇게 비유했다. 여기서 두 거인이란 베토벤의 다른 교향곡 3번('영웅')과 5번('운명')을 말한다. 너무나도 유명한 교향곡들 사이에 작곡된 4번(1806년)은 그 존재감이 수수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베토벤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교향곡들은 7번과 9번('합창')을 더해 홀수번째 작품들이 많다. 그나마 짝수번째에서는 6번('전원')의 인지도가 높다. 이런 배경 탓에 베토벤 교향곡 4번은 오케스트라 연주 우선순위에 밀리곤 했다.
하지만 악성(樂聖)이 빚은 작품 답게 교향곡 4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전 양식의 균형감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곡으로, 지휘를 전공한 이들에게는 필수 과제이자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다음달 18일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원주시립교향악단이 김광현 지휘로 연주한다. 김 지휘자는 "베토벤 4번 교향곡은 하이든에게 잠시나마 음악을 배웠던 베토벤의 고전주의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교향곡 중 하나"라며 "하이든의 교향곡들 못지않게 베토벤스러운 유머와 위트로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곡의 조성은 밝고 힘찬 B플랫 장조다. 하지만 처음에는 "단조의 느낌이 나는 신비로운 서주"가 등장하고, 주제에 이르면 마침내 베토벤 특유의 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김 지휘자는 "다이나믹하게 대화하는 현악기와 목관악기의 주제 선율은 우리들에게 어김없이 다시 찾아올 봄의 희망을 묘사하는 듯 하다"고 비유했다.
베토벤 교향곡답게 모든 악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조성을 드러내지 않는 1악장 서주부터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4악장 피날레에 갑자기 등장하는 느린 주제까지, 다채로운 매력이 있다. 김 지휘자는 "교향곡 4번에서는 현악기도 현악기지만, 목관악기들의 앙상블(합주)과 빠른 패시지(빠른 움직임의 음형)를 주목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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