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한명숙 구하기 아냐...검찰 수사 기법이 문제"

입력
2021.03.23 18:44
수정
2021.03.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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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서 '무리한 수사지휘' 지적 반박
'비겁하다' 평가엔 "함부로 얘기하는 것 아냐"
"대검 결론 수용한다, 안 한다 표현 의미없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무리한 수사지휘’ 논란이 제기되는 데 대해 “한명숙 구하기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또, 이 사안을 재심의했던 대검 부장ㆍ고검장 회의에 과거 모해위증을 한 당사자로 지목된 재소자를 조사했던 엄희준 부장검사가 출석한 데 대해서도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박 장관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수사지휘를 비판하자 “한명숙 전 총리를 구하는 사건도 아니고, (한 전 총리가) 실세이기 때문에 관심을 받은 것도 아니며, 재소자 2명이 세 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에 수사지휘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재소자들의 민원 내용은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수사기법을 얘기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검찰의 부당한 수사관행을 다시 한번 문제 삼았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유 의원의 ‘비겁하다’는 평가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 의원이 “기록을 보고 판단했다면 기소 지휘를 해야 했는데 (대검 부장회의에서 다시 논의하라고만 한 건) 비겁하다”고 지적하자, “나름 3일에 걸쳐 기록을 보고 한 판단이었기 때문에 결단으로 수사지휘를 한 것이다. 비겁하다는 얘기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맞받아친 것이다.

박 장관은 ‘무혐의 종결 결론 유지’라는 대검 회의 결론에 대해 전날 입장문에서 명확히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데 대해서도 상세히 해명했다. 그는 “수용을 한다, 안 한다는 표현이 의미가 없게 됐다”면서 “13시간 반에 걸친 회의가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사팀 검사(엄 부장검사)를 갑자기, 아무 협의 없이 불렀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검이) 아무런 상의나 협의 없이 제 수사지휘에 없는 엄 부장검사를 출석시켰다”며 “그 자체로 이미 임은정 검사가 해 온 감찰을 무력화하는 조치였다”고 거듭 비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와 관련, “수사지휘 내용과 다르게 엄 검사에게 진술하게 한 것도 절차상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하자, 박 장관은 “대단히 심각한 사태”라고 답했다. 그는 “회의에 (사건 관련) 현직 부장검사를 앉힌 걸 (고려하면), 회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진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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