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동 '눈폭탄' 차량 고립 속출… "내일까지 50㎝ 더 와"

입력
2021.03.01 20:3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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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고속도로 차량 수백대 고립 회차중
미시령관통도로선 한때 4시간 꼼짝 못해
기상청 "이번 눈은 습설 시설관리 유의"

1일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 구간과 북양양 구간의 진입이 전면 통제된 가운데 연휴를 이용해 나들이를 온 상경 차들이 동해고속도로 노학교 1교와 2교 부근에서 폭설에 갇혀 고립된 상태다. 한국도로공사 CCTV 캡처 화면

1일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 구간과 북양양 구간의 진입이 전면 통제된 가운데 연휴를 이용해 나들이를 온 상경 차들이 동해고속도로 노학교 1교와 2교 부근에서 폭설에 갇혀 고립된 상태다. 한국도로공사 CCTV 캡처 화면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강원 영동지역에 40㎝가 넘는 폭설이 내려 차량이 고속도로에 고립되는가 하면,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도로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에서 북양양 나들목까지 2㎞ 구간에 차량 수백여대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도로 관리당국은 이들 차량을 속초 방면으로 1∼2대씩 통행시키면서 제설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월동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차량이 뒤엉켜 제설과 통행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해고속도로 속초 노학1교와 노학2교 일대도 언덕길을 오르지 못한 차량과 크고 작은 접촉사고로 차들이 한데 뒤엉켜 있다. 도로 관리당국은 "눈으로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 인근 20km 구간에도 극심한 정체 발생하고 있어 고속도로 이용 자제와 제설 차량 이동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후 인제와 고성을 잇는 미시령관통도로에선 차량 100여대가 한때 고립됐다. 이들 차량은 요금소를 통과한 뒤 폭설과 함께 최대 4시간 넘게 꼼짝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경찰과 미시령동서관통도로 주식회사는 중앙선 가드레일을 개방해 상행선에 갇힌 차량을 하행선으로 빼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업무를 위해 고성군을 찾았던 김모(47)씨는 "미시령 요금소 진입 후 꼼짝 없이 4시간을 갇혀 있다 겨우 회차공간을 통해 빠져 나오느라 진땀을 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연휴를 동해안에서 보내고 귀경하던 한 운전자는 "눈 예보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답해했다.

도로 관리당국은 통제가 해제되더라도 미시령과 진부령 46번 국도 등 산간도로는 월동장비를 장착한 차량만 운행토록 하고 있다.

또 오후 4시를 기해 국도 44호선 한계령 논화교차로부터 한계교차로까지 38.2㎞ 구간과 국도 46호선 진부령 광산초교에서 용대삼거리까지 25.3㎞ 구간에 대해 월동장구 미장착 승용차와 화물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있다.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로 향하는 도로도 오후부터 통제됐고, 정선군 고한읍 금대봉길도 양방향 길을 막았다.

강원 산간과 동해안에 폭설이 쏟아진 1일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서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산간과 동해안에 폭설이 쏟아진 1일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서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설에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두 460건의 교통사고와 관련한 신고를 받고 출동해 47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오후 4시 19분쯤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는 작업 중이던 50대 A씨가 차량에 부딪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오후 1시 54분쯤엔 중앙고속도로 부산방면 홍천 부근 갓길에서 승용차에 불이 나 전소됐고, 오전 11시 52분쯤 양양군 서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방면에서 3중 추돌사고로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지역에 내일 오후까지 최고 50㎝에 이르는 눈이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눈은 습기를 잔뜩 머금은 습설로 시설물 붕괴 등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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