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언제든 대화"에 日 전향적 자세 보이길

입력
2021.03.02 04:30
27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독립운동가인 임우철 애국지사가 바닥에 떨어뜨린 담요를 주워 주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독립운동가인 임우철 애국지사가 바닥에 떨어뜨린 담요를 주워 주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제102주년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양국은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며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일 유화 메시지를 낸 것은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일 양국이) 때때로 과거 문제를 미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했다. 과거사를 분리 대응하겠단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일본 정부의 전향적 대응을 촉구한 것이다.

3·1절은 문 대통령 언급처럼 “불행했던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기억하는 날”이다. 그런 날에 유화 메시지를 꺼낸 것은 의미가 크다. 앞서 문 대통령의 세 차례 3·1절 기념사가 결과적으로 일본을 크게 자극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이번에 문 대통령은 ‘위안부’와 ‘강제 징용’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대화와 협력을 앞세웠다.

일본 언론들은 과거사 문제의 해결책이나 새로운 제안이 없어,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반발을 무릅쓴 문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를 성급하게 판단할 일은 아니다. 또한 역사 문제는 두루뭉술하게 우회할 수도 없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의 무대응, 무시에서 벗어나 양국 관계의 미래를 적극 고민할 때다.

이런 측면에서 문 대통령이 도쿄 하계올림픽을 한일 관계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을 일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쿄올림픽이 “한일, 남북, 북일, 그리고 북미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전쟁 불용, 상호 안전 보장, 공동 번영의 남북관계 3대 원칙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미국 중국 등이 공동 출범시킨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에 참여해 교류하라는 충고는 북한도 수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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