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홍명보 감독, 화끈한 사령탑 데뷔전…19년 만에 돌아온 K리그

입력
2021.03.01 16:51
22면
구독

강원 상대로 압도적 승리
윤빛가람 프리킥골·김인성 멀티골
홍명보?“19년 만 K리그 따뜻했다…대승, 선수들 덕분”

홍명보(오른쪽) 감독이 1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전 울산현대와 강원FC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윤빛가람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홍명보(오른쪽) 감독이 1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전 울산현대와 강원FC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윤빛가람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감독이 되어 19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홍명보(52)가 사령탑 데뷔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주겠다”던 홍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 공약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홈경기 개막전을 찾은 울산 팬 3,900여명은 육성 대신 과거 녹음해 놓은 응원 소리와, 응원도구로 환호를 보냈다.

울산은 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강원과의 경기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홍 감독은 K리그 복귀 신고식에서 홈 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라는 선물을 안겼다. 강원은 울산에 유독 약한 징크스를 올 시즌 첫 대결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울산은 경기 내 총 10번의 유효슈팅을 해 5골을 성공시키는 화끈한 축구를 선보였다. 선제골은 윤빛가람의 프리킥이었다. 김지현이 전반 27분 박스 바로 바깥쪽에서 수비를 제치고 돌파하면서 파울을 얻어내자 윤빛가람이 바로 오른발 슈팅을 때려 상대팀 골문 우측 상단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울산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강원의 임채민이 후반 5분 이동준의 역습을 막으려다 경고를 받고 퇴장 당한 뒤 분위기가 완전히 울산으로 넘어갔다. 울산은 임채민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기습적으로 전개해 김기희의 터닝 슈팅으로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어 후반 11분에는 이동경의 패스를 이동준이 칩샷으로 마무리했다. 김인성은 7분 간격으로 골을 터뜨리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후반 18분 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을 성공시켰고, 25분에는 김지현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홍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호의 주장으로 많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 축구에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안겼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에는한국을 떠나 중국 프로축구팀 감독으로 활동했다. 2017년 11월부터는 축구협회 전무로 발탁되며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화끈한 공격 축구’는 2002년 월드컵 이후 19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홍 감독의 공약이었다. 대표팀 감독을 할 때는 강한 상대와의 단판 승부여서 수비적으로 축구할 수밖에 없었지만, K리그에서는 충분한 훈련과 소통을 통해 공격적이고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홍 감독을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19년 만에 K리그 피치 위에 섰는데, 물론 유니폼은 안 입었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따뜻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승에 대해선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이런 큰 득점으로 이길 줄은 몰랐다”며 “선수들이 영리하게 잘 플레이한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경기 초반 시작하자마자 실점 위기도 있었고 어려움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넘기고 리듬을 찾아가기 시작했다"면서 "윤빛가람의 프리킥 득점 이후에도 계속 더 집중하자는 의지가 강했는데 선수들이 잘 맞춰줬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개막 경기를 승리해서 앞으로의 경기를 준비하는 데 좀더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잘 준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울산 최동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