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조현준'… 효성,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 신청

입력
2021.03.01 14:39
수정
2021.03.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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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그룹이 기업집단 판단의 기준이 되는 ‘동일인’을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변경해 줄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이런 내용의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최근 공정위에 제출했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나 법인을 의미한다. 동일인을 기준으로 기업집단의 범위와 공정위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제재 대상 회사가 바뀔 수 있다.

효성 측은 조 명예회장의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건강상 이유를 동일인 변경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5세인 조 명예회장은 2010년 담낭암 4기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약 1,30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을 피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법원은 조 명예회장의 법인세 포탈 혐의 중 일부는 무죄로, 고법에서 무죄 판결이 났던 위법배당죄는 유죄로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조 명예회장의 건강 상태는 공정위의 동일인 변경 여부 판단에서 핵심 요소일 뿐 아니라 향후 형 집행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수감자가 형 집행으로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염려가 있을 때 집행정지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효성은 조 명예회장의 지주회사 주식 의결권(9.43%) 일부를 장남인 조 회장에게 위임하겠다는 내용의 서류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조 회장의 지주회사 지분은 21.94%,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의 지분은 21.42%다.

공정위는 동일인 변경 신청 서류를 검토한 뒤, 대기업집단 지정일인 5월 1일 동일인 지정에 대해서도 함께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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