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번만 언급…문 대통령, 대북 메시지 거듭 '로키'로

입력
2021.03.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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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노래 제창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3·1절 노래 제창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102주년 3ㆍ1절 기념사 중 대북(對北) 메시지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을 뿐,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당 총비서에게 보내는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동북아 방역ㆍ보건협력체'(이하 협력체) 참여를 북한에 거듭 당부한 것이 유일한 제안이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 때와 같은 제안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ㆍ1절 기념식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전쟁 불용, 상호 안전 보장, 공동 번영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직접적 남북 대화 제의는 없었다. "올해 열리게 될 일본 도쿄 올림픽은 한ㆍ일, 남ㆍ북, 북ㆍ일 간, 그리고 북ㆍ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한 정도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ㆍ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다"며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이라는 단어는 두 번 등장했고, 북한과의 교류, 대화 메시지를 담은 문장은 4개였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4일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워싱턴=A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4일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워싱턴=AP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낮춘 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전략이 아직 짜이지 않은 상황과 연관이 깊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에서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이후 진행 상황은 뚜렷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며 문 대통령이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북한이 남북 대화를 재개할 의지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는 점도 고려된 듯하다. 문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도 북한에 새로운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았다. "멈춰 있는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다"고 했지만, 구체적 제안은 없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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