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재개 신호탄 쏜 트럼프, 첫 수순은 공화당 장악?

입력
2021.03.01 18:00
수정
2021.03.01 18:28
14면
구독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후 첫 공식 행사 연설
"민주당 패배시키고자 세 번째 결심 할 수도"
보수 행사 참석자 97% 트럼프 재선 수행 지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진영의 연례 주요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올랜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진영의 연례 주요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올랜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두 달도 안 돼 '정치 재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보수 진영 최대 연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을 통해서다. 그는 2022년 중간선거 전 공화당 장악 의지와 2024년 대선 재도전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의회의 탄핵 추진 과정에서 '배신'한 공화당 의원들의 보복을 예고하는 도발적 행보도 서슴지 않았다. 예상됐던 움직이지만 미국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에서 열린 연례 CPAC 마지막날 행사에 연사로 나섰다. 지난 1월 20일 퇴임 후 39일 만의 공식 행사 참석이다. 그는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연설 초반 “나는 그들(민주당)을 패배시키고자 세 번째 결심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2016년과 2020년 대선 도전에 이어 다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보수 성향 미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2024년 출마가 가능하다는 쪽 문을 열어둔 상태”라고 해석했다.

게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안보정책, 행정명령을 통한 자신의 정책 뒤집기, 에너지정책 등을 강하게 성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학교 재등교 대응이 부실하다고 공격했다.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참석자들은 ‘당신을 사랑한다’, ‘4년 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 하나하나에 호응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워싱턴=AFP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접수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한 뒤 “우리에게는 공화당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단합되고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모인 용감한 공화당원들의 편에 서서 앞으로 4년간 급진적인 민주당과 가짜뉴스 언론에 맞서 싸우겠다”라고도 했다.

2차례 하원 탄핵 등으로 앙금이 쌓인 공화당 의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보복도 예고했다. 실제로 탄핵에 찬성한 앤서니 곤살레스 하원의원 지역구인 오하이오주 16지역구에 출마한 백악관 참모 출신 맥스 밀러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친위부대로 공화당을 채우겠다는 계획도 실행에 들어갔다.

첫 걸음은 가벼워 보인다. 열성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인 CPAC 참석자 대상 비공식 여론조사에서 68%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출마를 원했고, 55%는 2024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수행 지지율도 97%에 달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공화당 지지층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보수 진영 세력을 결합해 차기 대선을 준비할 듯 하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권경성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