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백신 접종 늘고 신규 감염 줄었지만… 곳곳서 '빨간불'

입력
2021.03.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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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백신 접종 2000만, 신규 확진 6000명대
봄철 나들이객, 해외 변이 등 위험요소 많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일 영국 북부 배틀리에 위치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배틀리=AF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일 영국 북부 배틀리에 위치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배틀리=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고전하던 영국이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백신 1차 접종자 수는 세계 최다인 2,000만명을 넘어섰고 신규 확진자도 2개월 전의 10% 밑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느슨해진 경계심에 더해 새로운 해외 변이가 속속 발견되면서 희망을 단언하기엔 일러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정부 통계를 인용, 이날까지 영국에서 2,008만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은 79만명이다. 영국 전체 인구(6,800만명)의 30%가 적어도 한 번은 백신을 맞은 셈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트위터에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자원봉사자, 군인들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의 증거”라고 자평했다. 영국 정부는 7월 말까지 성인 대상 1차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일일 신규 감염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날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035명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변이 확산 여파로 하루 감염자 수가 1월 한때 하루 7만명에 육박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ㆍ사망 규모 역시 전주 대비 각각 21.2%, 33.5% 떨어졌다. 영국 정부가 6월까지 4단계 봉쇄 해제 로드맵을 통해 일상 복귀에 시동을 건 것도 이 같은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사태 안정화의 일등공신은 단연 발 빠른 백신 접종이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8일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국민에게 제공했다. 프랑스24는 “빠른 백신(접종)이 유럽에서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숨진 나라에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위험요소는 여전히 많다. 당장 날씨가 풀리면서 방역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날 “토요일(27일) 따뜻한 기온에 전국에서 인파가 몰려 공원과 바닷가마다 사람들로 가득했다”며 “(봉쇄완화) 로드맵이 위태로워졌다”고 전했다. 템스 강변 산책로에도 나들이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였고, 런던의 고급 주택가에서는 파티를 즐기던 70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영국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에서 활동하는 칼럼 샘플 리버풀대 교수는 “부주의한 야외활동이 코로나19를 다시 확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브라질발(發) 변이까지 영국에서 처음 발견돼 긴장감을 한층 키우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이날까지 6명이 브라질 마나우스 변이 바이러스(P.1)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PHE는 이 변이가 현재 접종 중인 백신에 덜 효과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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