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랫폼 도전하는 이해진의 ‘꿈’

입력
2021.02.28 20: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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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라인과 야후재팬 통합
일본 최강 전자상거래 플랫폼 도약 기대
아시아 시장서 알리바바, 텐센트 등과 격돌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016년 7월 강원 춘천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당시 이 GIO는 "앞으로 일본이 아닌 유럽이나 북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네이버가 제2의 라인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제공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016년 7월 강원 춘천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의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당시 이 GIO는 "앞으로 일본이 아닌 유럽이나 북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네이버가 제2의 라인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제공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겸 창업자의 눈은 일찍부터 해외로 향했다. 5,000만명에 머문 국내 시장에선 외형적인 성장을 담보하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눈을 돌린 그가 직접 현지에 상주하면서 모바일 메신저로 선보인 '라인' 태생의 배경이기도 했다. 그렇게 잉태된 라인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 진출의 청사진까지 제시하면서다.

일본 '국민 메신저'와 '국민 포털'의 시너지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진행됐던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의 경영 통합이 3월 1일 마무리되고, 'A홀딩스'란 이름으로 새출발한다. A홀딩스 공동대표는 이해진 네이버 GIO와 미야우치 소프트뱅크 대표가 맡았다.

일본에서 라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현지 이용자만 8,200만명의 압도적인 일본내 1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야후 재팬 역시 6,7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일본 국민 포털 서비스다. 양사 통합으로 A홀딩스는 누적기준 총 1억5,000만명에 가까운 현지 이용자들을 확보한 셈이다.

양사는 우선 통합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올인할 방침이다. 야후재팬은 야후쇼핑, 야후오쿠(옥션), 아스크르(사무용품) 등 일본 내에서 다양한 전자상거래 사업을 진행하는 반면 컴퓨터(PC) 기반의 이용자를 갖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라인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석·광고 플랫폼 운영 등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란 장점이 있지만 전자 상거래에선 약점을 노출했다. 이를 보완시켜 통합법인에 핵심 추진력으로 탑재시키겠다는 게 양사의 복안이다.

해외 또한 공략 대상이다. 라인은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이미 주요 메신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의 주요 주주다. 급성장 중인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A홀딩스는 텐센트, 알리바바, 구글, 우버 등과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기업 인수해 북미·유럽까지 넘본다

네이버는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북미·유럽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지난 달 19일 네이버는 캐나다의 인터넷소설(웹소설) 업체 '왓패드' 지분 100%를 6억달러(약 6,7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왓패드는 북미와 유럽에서 가입자 9,000만명을 확보한 세계 최대 웹소설 업체다. 네이버는 이번 합병을 통해 1억6,000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로 떠올랐다. 또 지난 25일에는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 '왈라팝'에 1억1,500만유로(약 1,570억원)를 투자했다. 왈라팝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중고거래 서비스로 6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Z홀딩스는 라인과 야후재팬 지분 100%와 일본 내 월간 사용자를 1억명 이상 확보하면서 국내 보다 4배 이상 큰 검색과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통해 네이버는 한국, 일본, 동남아를 넘어서 웨스턴 지역까지 플랫폼 사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만큼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서 재평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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