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부터 현대까지… 21개 악단이 펼치는 교향곡 향연

입력
2021.03.02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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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예술의전당서 '한화와 함께하는 2021 교향악축제' 개막

지난해 7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교향악축제'에서 창원시립교향악단이 김대진(왼쪽) 지휘자와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하고 있다. 창원시향은 올해 참가곡으로 카를 닐센의 교향곡 4번을 골랐다. 예술의전당 제공

지난해 7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교향악축제'에서 창원시립교향악단이 김대진(왼쪽) 지휘자와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하고 있다. 창원시향은 올해 참가곡으로 카를 닐센의 교향곡 4번을 골랐다. 예술의전당 제공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총출동하는 '교향악축제'가 이달 말 열린다.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담아 21개 악단이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전 시대를 아우르는 교향곡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1일 예술의전당(예당)에 따르면 30일부터 21일간 서울 서초동 예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화와 함께하는 2021 교향악축제'에는 모두 21개 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참가 규모로 따지면 지난해(14개 악단) 1.5배 수준으로, 2012년(21개 악단)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열린다.

지난해 교향악축제의 경우 코로나19로 연기돼 '여름 축제'로 개최됐지만 올해는 평소처럼 봄에 열리게 됐다. 올해의 경우 오랜 만에 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진주시립교향악단(4월 8일ㆍ정인혁 지휘) 등을 비롯해 악단들의 지역적 다양성이 확대됐다. 참가 팀 절반 가량이 비수도권 악단이다.

올해 교향악축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음악계의 정상화 의지가 돋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팬데믹 감염 위험을 우려해 악기 편성을 줄인 곡들이 주로 연주됐다. 자연스레 모차르트, 하이든 등 고전주의 이전 작품들이 많았다. 반면 올해는 방역 노하우가 쌓인 만큼 비교적 대규모 곡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으로 말러 교향곡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대구시향이 1번(4월 1일ㆍ줄리안 코바체프), 대전시향이 6번(13일ㆍ제임스 저드), 수원시향이 4번(14일ㆍ최희준)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참가한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최희준(왼쪽) 지휘자와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하고 있다. 올해는 말러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예술의전당 제공

지난해 7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참가한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최희준(왼쪽) 지휘자와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하고 있다. 올해는 말러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예술의전당 제공


현대 작곡가들의 곡도 눈여겨볼 만하다. 창원시향(김대진)은 이달 31일 덴마크 작곡가 카를 닐센의 교향곡 4번('불멸')을 연주한다. 닐센 교향곡 4번에는 두 대의 팀파니가 등장하는데, '팀파니 교향곡'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타악기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4월 9일 부산시향(최수열)이 연주하는 김택수 작곡가의 '짠!'이나 10일 서울시향(오스모 벤스케)이 연주하는 윤이상의 '체임버 심포니Ⅰ'은 이번이 아니면 들을 기회가 흔치 않은 작품들이다.

각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추는 협주자들 무대도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많다. 이달 30일 교향악축제 개막공연에서 금난새 지휘의 성남시향은 플루티스트 최나경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플루트 버전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관악기로 연주하는 현악기 협주곡의 선율미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4월 18일 원주시향(김광현)은 피아니스트 안종도와 하이든의 하프시코드 협주곡을 연주한다. 하프시코드는 피아노가 보편화하기 전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널리 쓰였던 건반악기로, 교향악축제 협주곡에서 하프시코드 등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협주곡은 피아노에 집중돼 있는데, 특히 남성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신창용(4월 1일ㆍ라흐마니노프 2번), 윤홍천(6일ㆍ슈만), 박진우(7일ㆍ라흐마니노프 1번), 김태형(9일ㆍ베토벤 5번), 임윤찬(14일ㆍ모차르트 22번), 김다솔(17일ㆍ프로코피예프 2번), 손정범(20일ㆍ차이코프스키 1번), 이진상(21일ㆍ모차르트 27번), 손민수(22일ㆍ라흐마니노프 3번) 등 국내 스타 연주자들이 총출동한다.

표를 구하지 못했거나, 공연장 발걸음이 쉽지 않은 관객을 위해 예당은 '3원 생중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축제의 모든 공연은 △예당 광장에 있는 300석 규모의 야외무대 △네이버 공연 라이브 △KBS 클래식 FM 라디오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예당 관계자는 "장맛비가 내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봄에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벚꽃과 함께 클래식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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