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출금리 하락했다고? 가계대출은 오히려 금리 올랐다

입력
2021.02.26 13:30
수정
2021.02.26 19:3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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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이후 기준금리는 0.5%에 고정돼 있지만, 실제 가계대출 금리는 8월 이후 계속 오르고 있어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5월 이후 기준금리는 0.5%에 고정돼 있지만, 실제 가계대출 금리는 8월 이후 계속 오르고 있어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전체 대출금리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가계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금리는 최근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소득 대출자 중심으로 상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2.72%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대출금리가 전월 대비 낮아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전체 대출금리를 낮춘 건 대기업 대출금리였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금리는 2.41%를 기록해 전월 대비 0.1%포인트나 하락했다. 1996년 1월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연말 재무제표 관리를 위해 거둬들였던 대출이 연초 들어 다시 활발해지면서 우량기업의 대출 취급비중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며 "대기업대출은 워낙 규모가 크고 단기성이다 보니 변동성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금리 변동 추이(단위: %)
자료: 한국은행

반면 지난달 가계대출금리는 2.83%로, 전달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 은행권의 대출총량 관리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던 신용대출금리는 지난달 소폭 하락했으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한 달간 0.04%포인트 오른 영향이 컸다. 지난달 주담대 평균 금리(2.63%)는 2019년 7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송 팀장은 "보금자리론 금리가 12월 2.15%에서 1월 2.25%로 0.1%포인트나 인상됐기 때문"이라며 "이 밖에도 집단대출은 0.14%포인트, 보증대출은 0.01%포인트 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택금융공사는 중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 여파로 1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가계대출금리는 지난해 8월 2.55%로 최저 수준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취약 차주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다. 특히 가계대출금리의 변동금리 비중이 70%에 가까운 만큼, '부동산 영끌족'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됐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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