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MBC 집합금지 어기고 회식…4명씩 따로 앉아도 안 되나요

입력
2021.03.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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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테이블 오가고 대화 나눠... 모두 지침 어긴 것
집합금지 규칙 어긴 꼼수 회식 사례 크게 늘어
"따로 앉아도 5인 이상 일행 시간차 두고 입장 안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명동 음식점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명동 음식점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원주MBC에서 직원 10여 명이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단체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취재 결과, 이 방송사 직원 10여 명은 지난달 16일 회사 인근 한 음식점에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보도국장, 노조위원장 등도 참여했다.

회사 관계자 A씨는 "퇴사하는 직원의 환송을 위한 자리였다"며 "한 참석자가 처음엔 5인 미만인 줄 알고 갔는데 가보니 회사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현장에 있던 인원이 10명이 넘긴 했지만 퇴사자와 함께 갔던 사람은 4명이었다"라며 "나머지 사람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식당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4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인데 여러 팀이 따로따로 들어온 뒤 서로 테이블 2개 정도 간격을 두고 띄워서 앉았다"고도 했다. 또 "음식점 측에서도 다른 손님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씨는 "가기 전부터 일부 참석자들은 5명 이상 갈 생각으로 식당 측과 얘기를 해서 (4명 이하로) 따로 가는 것처럼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현장에 있던 한 제보자에 따르면 이날 식당에 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원래 앉아있던 테이블이 아닌 다른 테이블을 오가며 얘기를 나누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측도 "테이블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한두명 있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한 방역 당국 관계자는 "설사 따로 입장하고 5명이 안 되는 인원끼리 앉아 있었다 해도 다른 테이블에 왔다갔다 하는 등의 행위는 집합금지 명령 단속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 어긴 꼼수 회식 여러 곳서 드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식사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식사하고 있다. 뉴스1

최근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어기고 식당을 찾는 사례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경남 하동군 소속 공무원 10여 명이 하동읍 한 식당에서 모임을 하는 것을 한 손님이 목격해 112에 신고한 일이 일어났다. 제보자는 "방 안에 놓인 식탁 2, 3개에 공무원들이 4명씩 거리를 두고 앉아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월 26일에는 부산의 한 보건소에서 보건소장을 포함한 직원 11명이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단체 회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당에 예약할 때는 11명이 일행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테이블당 4명씩 앉았다.

1월 1일 강석주 통영시장은 신년 참배 행사가 끝나고 공무원 14명과 점심 식사를 한 후 한 식당에서 15명의 식사비를 계산했다. 당시 통영시 관계자는 "4명씩 나눠서 별도로 떨어져 앉으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조규일 진주시장은 한 식당에서 6명이 함께 식사를 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인원을 나눠 시간차를 두고 식당에 들어가 따로 식사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현재까지 내려진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와 관련해 여러 꼼수들이 나오고 있다. 해당 사례 모두 10명 이상이 모이되 4명씩 앉아 단속을 피하려고 했다.


알쏭달쏭 식당 방역 수칙을 물어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명동 음식점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명동 음식점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뉴스1

한국일보는 보건 당국 관계자들을 통해 음식점 이용 관련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실제 상황을 가정해 수칙을 위반했는지 판단해 달라고 요청해서 그 답을 정리했다.


①아는 사람 8명이 한꺼번에 식당에 와서 4명씩 테이블을 나눠 앉는다면
=위반. 5인 이상이 한꺼번에(약간의 시간차 두는 것 포함) 입장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②6명이 두 테이블에 나눠 앉아있다 1명이 다른 테이블로 이동하면
위반. 직장 동료 6명이 두 테이블(4명·2명)로 나뉘어 따로 앉아 있다가 1명이 중간에 술잔을 들고 인사하러 다른 테이블로 가면 위반이다. 2명 있던 곳에서 1명이 4명 자리로 가면 5명이 되기 때문에 안 되고, 설사 4명 중에 1명이 2명 있는 곳으로 갔다 해도 만약 그 사람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순간 두 테이블 인원을 합산해서 6명으로 따진다.
③5명 이상이 일행이면서 일부러 시간차를 두고 와서 우연히 만난 척하는 경우
위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식당 관계자가 봤을 때 일행인데도 우연히 만난 척하는 것으로 보이면 손님에게 확인을 요청하고 (만약 일행이) 맞다고 하면 해당 손님을 받아선 안 된다"고 전했다.


④지인 8명이 4명씩 따로 완전히 다른 시간대에 같은 식당에 와서 우연히 마주쳤을 경우
위반 아님. 확실히 다른 시간대에 식당을 찾았고 아주 우연히 마주쳤을 경우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 일행이 음식을 다 먹고 일어날 때쯤 우연히 새로 오는 지인 일행과 마주쳤을 경우에는 문제가 없다. 단 먼저 온 팀이 식당을 떠나지 않은 채 나중에 온 일행과 함께 앉거나 하면 안 된다.
⑤지인 8명이 완전히 다른 시간대에 와서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으면
위반 아님. 한 보건소 관계자는 "분명히 다른 시간대에 식당에 와서 공간적으로 확실히 분리가 된 것이라면 (수칙을) 어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좌석이 ㄱ자 모양으로 된 식당에서 동떨어져 앉거나, 여러 개의 방으로 된 식당에서 멀리 떨어진 방에 따로 앉을 경우는 가능하다. 물론 이때도 5인 이상 한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손성원 기자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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