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종점 달려가는 與 경선 레이스...'수직정원' vs '강변아파트' 신경전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경선 초반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남매모드’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갈수록 서로의 공약에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는 부동산 공급과 일자리 확대 등 큰 틀에서 비슷한 공약 아래 이른바 ‘민주당다움’이란 정체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각론에선 달랐다. 민주당은 26일부터 경선 투표에 들어간다. 최종 후보 선정은 다음달 1일이다. 대세를 굳히겠다는 박 전 장관과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우 의원 중 누가 다음달 1일 최종 선택을 받을지 막판 경쟁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가 ‘부동산'인 만큼, 두 후보 공약 중에서도 ‘수직정원’과 ‘강변 아파트’라는 부동산 공약이 가장 큰 화두다. 도보 21분 안에 주거와 직장을 포함한 모든 생활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21분 콤팩트 도시’를 내건 박 전 장관은 서울을 21개 도시로 나누고, 그 안에 수직정원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수직정원은 건물 중간에 공원과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1인 주택도 넣어 주거와 휴식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내용이다.
우 의원은 수직정원의 현실성을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중국 쓰촨성에 설치된 수직정원이 방치된 사례를 들며 “흉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 구상대로라면 나무 5,000그루 정도가 개별 수직정원에 들어가게 되는데, “모기가 들끓을 것”, “낙엽 치우느라 난리가 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변북로ㆍ올림픽대로 약 70㎞를 다 덮어 고층아파트를 짓겠다”는 우 의원 공약을 두고 박 전 장관은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설계가 잘된 도시는 강변부터 낮게 집을 짓고 사다리식으로 올라가는 형태”라고 하면서다. 박 전 장관은 "한강변을 따라 고층아파트가 들어선다면 시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조망권을 소수가 독점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공약을 둘러싼 신경전은 경선이 반환점을 돌면서 ‘민주당다움’ 공방으로 번졌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표심이 절반이나 반영되기 때문에 당심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민주당다움'을 둘러싼 설전은 강남 재건축ㆍ재개발 허용을 약속한 박 전 장관을 향해 우 의원이 “민주당답지 않다”고 저격하면서 불붙었다. 우 의원은 부자보다 서민이나 약자를 대변해야 하는데 박 전 장관 공약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공세를 편 것이다. 그러자 박 전 장관은 “가장 민주당다운 것은 혁신과 진보"라면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ㆍ날이 갈수록 새로워짐)이 가장 민주당다움”이라고 맞섰다. “강남 재개발·재건축을 필요하면 해야 하고 존중도 해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특정 계층만 대변할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야당의 주장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두 후보는 민주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 정신 계승을 놓고도 옥신각신했다. 우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치적 스승으로 꼽으면서 “앞으로 ‘김대중 정신’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맹세를 하며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에 박 전 장관은 “민주당이라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의 철학을 가지고 따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응수했다.
날 선 공방 속에서도 두 후보가 한목소리를 낸 장면도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판하면서다. 박 전 장관은 “(오 전 시장은) 늘 성급하다.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보지 않는다"면서 "10년 전 무상급식 문제로 시대를 읽지 못해 사퇴하실 때처럼”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박 전 장관의 수직정원을 “오 전 시장의 랜드마크 세빛둥둥섬이 떠오른다”고 혹평했다. 오 전 시장을 공통의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을 두고 야당에서는 "(보선 책임이 있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민주당 소속이었다는 야당 후보들의 공격을 희석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 후보 단일화 토론 과정에서 촉발된 성소수자 축제를 두고도 두 후보는 모두 침묵했다. ‘시장이 되면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