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 "코로나로 조산 위험 높아져... 임신부 백신 우선 접종해야"

입력
2021.02.23 21:30
코로나 걸린 임신부, 조기분만 가능성 60% 높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임신 39주차인 오브리 쿠수마노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자 아들 루카가 밴드를 붙이고 있다. 솅크스빌(펜실베이니아)=로이터 연합뉴스


임신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에도 태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조산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가 임신부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이 세계산부인과초음파학회지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의심 혹은 확진된 미국과 영국 산모 4,004명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여성은 임신 37주차보다 이른 시점에 출산할 가능성이 높았다. 조사 대상이 된 모든 여성은 2020년 1월과 8월 사이에 출산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진된 임신부가 출산한 아이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 코로나19에 걸린 임신부의 아이가 사산되거나 저체중 상태로 출생할 가능성도 일반적인 임신부에 비해 높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 임신부에게서 출산된 아이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비율은 영국에서 2%, 미국에서는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 산모 가운데 영국 데이터에서는 12%, 미국 데이터에서는 15.7%가 조기 분만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전국 평균보다 60%, 57% 더 높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조산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아진 이유를 밝히지 못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걱정해 의사들이 조기 출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선임 저자인 크리스토프 리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코로나 감염으로 태아가 사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은 안심이지만, 조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가 임신부 혹은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에게 백신 예방접종이나 방역 조치에 우선 순위를 부여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신부에게 특별히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각한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조산의 위험성도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미국 CDC의 접종 우선순위는 '의료진 및 장기요양시설 거주자'-'최전선 필수 노동자(소방관, 경찰관, 교사, 공장 노동자 등) 및 75세 이상'-'기저질환자, 65세 이상, 기타 필수 노동자' 순이다. 물론 임신부 가운데 위 3개 그룹 해당자의 경우는 우선 접종 대상이 된다.


인현우 기자
한국일보 뉴스 네이버 채널 구독하기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댓글 1,324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