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갈등 봉합했으나 민정수석 사의 파동 돌아봐야

입력
2021.02.23 04:30

신현수 민정수석이 지난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검찰 고위 인사 과정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는 방식으로 직무에 복귀했다. 나흘간의 휴가에서 돌아온 신 수석은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정상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일단락된 것”이라고 말한 대로 신 수석 사의 파동은 봉합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사의 파동을 통해 집권 세력과 검찰 간 반목과 불신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고 문 대통령의 리더십도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신 수석이 사퇴 의사를 접은 것은 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언질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발표된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에선 검찰 측 요구 사항이 대체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공석을 메우는 수준의 소폭 인사만 단행돼 월성 원전 수사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의혹 등 현 정권과 관련된 수사팀은 그대로 유지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한 검토도 함께 한 것으로 안다”며 신 수석의 역할을 시사했다.

신 수석이 사의를 고집했다면 임기 말 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할 소지가 없지 않았다. 청와대로선 한숨을 돌리게 됐으나 이번 파동이 왜 불거졌는지 철저히 돌아봐야 한다. 내부 소통에 문제가 없는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세력은 없는지 등 여러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현 정부와 검찰 간 갈등의 불씨도 살아 있다. 집권 세력을 겨냥하는 여러 수사에 대응해 여권은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검찰 개혁 시즌2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 무엇인지가 분명치 않다. 이날 신 수석이 복귀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이른바 ‘추·윤 갈등’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의 침묵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검찰과의 갈등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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