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밥'에 지쳤나…초등자녀 가정이 냉동밥·면 '큰 손'으로

입력
2021.02.22 15:03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등으로 식사시간 유동적
CJ제일제당 냉동밥·면 매출 1000억 돌파
초등자녀 둔 가구 수요 증가 "빠르고 간편"

CJ제일제당 비비고 냉동밥 주요 제품.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비비고 냉동밥 주요 제품. CJ제일제당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밥 먹고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또 밥을 한다는 뜻의 '돌밥돌밥'이 주부들 사이에 키워드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매끼마다 정성스럽게 차려 먹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 보편화로 식사시간도 유동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별다른 재료나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간편하게 한끼를 챙길 수 있는 냉동밥과 냉동면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이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비비고 냉동밥과 냉동면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30% 성장한 매출이다. 비비고뿐 아니라 전체 냉동밥 시장 규모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속히 확대됐다. 닐슨 코리아 집계 기준 2017년 825억원이었던 국내 냉동밥 시장은 2018년 915억원으로 커졌다가 2019년 888억원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코로나발 집밥족 증가로 1,091억원으로 반등했다.

냉동밥과 냉동면은 대부분 전자레인지로 2,3분 데우기, 끓는 물에 4분 조리 등이 레시피의 전부다. 5분만 투자해도 볶음밥, 칼국수 등 그럴듯한 요리가 완성된다. 직장이나 학교처럼 삼시 세끼 때를 맞출 필요성이 적은 가정에서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CJ제일제당 측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밥 하기 귀찮을 때' '간단한 식사로' '밥할 시간이 없을 때' 등이 냉동밥을 구매한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초등자녀를 둔 가구의 구입 빈도가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구별 냉동밥 침투율(냉동밥을 한번이라도 구입한 가구수)은 초등자녀 가구가 54%로 가장 높았다. 미취학자녀 가구(43.3%), 중고등자녀 가구(45.5%), 성인자녀 가구(23.2%)는 물론 1,2인 가구(30.2%)보다도 높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바쁘거나 식사 준비가 안 돼 있을 때 빠르게 조리할 수 있다는 게 냉동밥과 냉동면의 강점인데, 중고등학생의 식사량을 고려하면 냉동밥·면은 간식 개념에 가까울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는 한끼 식사로 양도 적당해 초등자녀 가구의 구입 빈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맹하경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