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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끝 또는 집착... "내가 대선 이겼다" 또 주장

입력
2021.02.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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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한 달 만에 언론과 첫 전화 인터뷰
대선사기 주장 반복·공화당 지도부 비난
"탄핵 부결 뒤 정치적 존재감 과시 행보"

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의 날'인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친트럼프 집회에서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며 지지자들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 연합뉴스

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의 날'인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친트럼프 집회에서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며 지지자들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 연합뉴스

뒤끝인가, 집착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또 다시 “내가 대선에서 이겼다”며 억지 주장을 늘어놓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극우 논객 러시 림보의 사망을 추모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과 20여분간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림보는 정치와 인생 모두에서 놀라운 본능을 지녔다”고 치켜세우더니 “림보는 우리가 이번 대선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여담이지만 나 또한 그렇다.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사기’ 주장도 되풀이했다. 그는 “수치스러운 일들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선거 당일 밤 우리는 제3세계 같았다”면서 “이 나라와 사람들이 몹시 화났다”고 말했다. 대선 결과 뒤집기에 적극 동조하지 않은 공화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만약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일어났다면 사방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공화당 시스템에서 우리는 그와 같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상원 탄핵 심판에서 ‘무죄’에 표를 던졌으나, 탄핵이 부결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질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의사당 폭동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성명을 통해 매코널 원내대표를 “음침하고 뚱하며 웃지 않는 정치꾼”이라고 힐난하며 공화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탄핵 무죄 판결이 나온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탄핵 심판에 대해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고, 15일엔 차량에 탑승한 채 지지자들의 집회에 나타나 엄지를 치켜들었다.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 중간선거를 위해 공화당 재건에 나설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거나 지난해 대선 결과를 뒤집는 데 반했던 의원들에 대한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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