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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거주의무·부담금 면제 '개발 당근'...재건축 돌파구 열리나

입력
2021.02.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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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도 사업 조합원 부담 확 줄인다?
기존 사업 대비 10~30%P 수익성 보장
"꽉 막힌 재건축 물꼬 틀수도"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공공주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당근’을 꺼냈다. 앞으로 공공 재개발·재건축에 참여하는 조합원이나 토지 소유자는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고,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도 면제된다. 또 장래 아파트값을 기존 자산으로 현물선납 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도 준다. 기존 규제 기조에서 벗어난 정책에 시장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정부는 4일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골자인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로 구성된 조합이 땅을 갖고 사업시행자가 되는 기존 정비사업과 달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토지 소유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진행한다.


공공이 토지 소유권 확보해 모든 책임진다

새로운 정비사업 모델을 시행하기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이 추진된다. 조합원의 과반수가 신청하고 1년 내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사업이 가능하다. 공공기관은 단독 시행자가 돼 현물선납과 수용 방식으로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현물선납을 한 조합원과 토지주는 양도세를 면제 받는다.

국토부에 따르면 조합총회나 관리처분인가 절차 생략, 통합심의 등이 적용돼 기존 평균 13년이 걸리는 사업을 5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모든 소유권이 공기업에 이전되면서 사업 리스크는 공기업이 안게 된다. 기존 정비사업은 입주 시까지 분담금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조합원이 직접 부담해야 했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용적률은 1단계 종상향 해주거나 법적상한 용적률의 120%까지 적용한다. 입지여건상 종상향 또는 법적상한 용적률 적용이 안 되면 종전 가구의 1.5배 이상을 보장하고 필요 시 층수 제한도 완화해준다. 층수 제한 완화를 위해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도시기본계획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부채납 비율 낮추고 재건축부담금·2년 거주 의무 면제

기부채납 비율은 재건축 9%, 재개발 15% 내로 낮춰준다. 기존 정비사업의 기부채납 비율은 20~25%다. 조합원에게는 기존 정비사업 대비 10~30%포인트 추가 수익을 보장하는 선에서 조합원 분양가가 산정된다.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은 개발이익 사유화 방지 목적으로 최대 50%까지 환수하지만,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은 부담금을 면제 받는다. 현행법상 공기업은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대상이 아니다. 모든 사업부지를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공급하는 공공분양 방식에 따라 조합이 해산되면서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도 사라진다.

정부는 공공주도 정비사업을 통해 5년간 서울 9만3,000가구 등 총 13만6,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잡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이던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을 면제하기로 해 재건축 공급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기존 공공재건축의 단점이었던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2년 거주 의무, 용적률 상향 등에 혜택을 줬기 때문에 과거보다 참여하는 재건축 사업장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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