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디 대 머홈스 신구 전설 쿼터백의 슈퍼볼 맞대결

입력
2021.02.03 16:25
수정
2021.02.03 16: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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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가 맞붙는 격”
44세 '전설' 브래디, 7번째 우승반지 도전
26세 '최고' 쿼터백 머홈스 디펜딩 챔피언

탬파베이 버캐니어스의 쿼터백 톰 브래디(오른쪽)가 2020년 11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의 경기에서 패스를 던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탬파베이 버캐니어스의 쿼터백 톰 브래디(오른쪽)가 2020년 11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의 경기에서 패스를 던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프로풋볼(NFL)의 떠오르는 스타 패트릭 머홈스(26·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전설’ 톰 브래디(44ㆍ탬파베이 버커니어스)도 넘어설 수 있을까. 나흘 앞으로 다가온 슈퍼볼에 미국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의 대결을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가 결승전에서 맞붙는 격”이라고 비유한다. 이미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과 현재 역대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최고’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보통 운동선수의 은퇴 시점으로 따진다면 불가능했을 법한 세기의 대결인 것이다.

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기다. 매년 1억 명 이상이 TV로 슈퍼볼을 시청하고, 지난해에는 티켓 가격이 1만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시지 않았지만, 슈퍼볼의 열기만은 막을 수 없다.

경기도 유관중으로 치러진다. 7만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의 관람객 수를 2만2,000여명으로 제한하고, 개최지인 탬파시 내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을 뿐이다. 미국 보건당국은 “집에서 가족끼리만 슈퍼볼을 시청하고, 환호와 노래 대신 박수와 발 구르기로 응원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도 식히지 못할 만큼 열기가 뜨거운 것은 NFL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신구의 대결이어서다. 브래디와 머홈스는 18살 차이다. 브래디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6번이나 슈퍼볼 우승으로 이끌며 이미 ‘전설’이 됐다. 2000년부터 20년 간 9차례 슈퍼볼에 진출했고, 슈퍼볼 MVP 4회, 정규리그 MVP 3회 등 진기록을 세웠다. NFL 정규시즌(230승)-포스트시즌(33승) 통산 최다승 선수라는 대기록을 보유 중인 브래디는 NFL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선수로서는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보였던 그였기 때문에, 2020~21시즌을 앞두고 뉴잉글랜드가 그의 나이를 걸고 넘어졌을 때 은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브래디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만년 하위팀인 탬파베이로 전격 이적했고, 기적처럼 팀을 슈퍼볼로 끌어올렸다. 이제 7번째 우승반지에 도전한다. 자신의 스승이자 NFL 최고의 전략가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홀로 대결에 임한다.

전설의 도전에 맞서는 머홈스는 이제 NFL 데뷔 4년차지만, 최고의 기량을 인정 받는 쿼터백이다. 한 시즌에 50개의 터치다운 패스와 5,000 패싱 야드를 동시에 달성하는 등 정규리그 기록만 보면 브래디를 능가했다는 평가다.

그는 실질적인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고, 지난해엔 캔자스시티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연소 슈퍼볼 MVP 쿼터백이 됐다. 이후 머홈스가 팀과 재계약 한 금액은 10년간 5억300만달러(약 6,000억원)에 달한다. 머홈스가 올해 슈퍼볼에서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하면 26세 생일 이전에 우승 반지 2개를 보유한 NFL 역사상 최초의 쿼터백이 된다. 제55회 슈퍼볼은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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