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관례 거스른 트럼프... ‘손편지’는 남겼다

입력
2021.01.21 12:30
수정
2021.01.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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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매우 관대한 내용이었다" 언급
멜라니아·펜스도 후임자에 손편지 남겨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낀 채 첫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낀 채 첫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재임 4년간 온갖 관례를 깨뜨리며 파격을 선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 ‘전통’은 지키고 떠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전하며 새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첫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우 관대한(very generous) 편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편지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사적인 내용인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알릴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CNN방송에 “국가와 새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개인 메모’”라며 “후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화요일(19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해야 할 많은 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저드 디어 트럼프 전 대통령 대변인은 “45,46개 단어 정도”라고 설명했다.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에게 덕담과 당부의 글을 남기는 것은 백악관의 오랜 전통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9년 후임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남긴 게 관례로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2017년 취임 당시 백악관 집무실에 놓인 ‘결단의 책상’에서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남긴 편지를 받았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리는 단지 이 직을 잠시 거쳐 가는 사람들”이라며 4가지 조언을 전달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행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취임식 전날 퇴임 대통령이 백악관 북측 현관 계단에서 취임 대통령을 영접하는 관례를 깨고 이를 안내원에게 맡겼을 뿐 아니라, 152년만에 처음으로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탓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여사 앞으로 편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편지 역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백악관 입성을 환영한다는 짧은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손편지를 전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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