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의 ‘역대급’ 서브… 어느 정도길래?

입력
2021.01.15 15:08
수정
2021.01.15 17:59
20면

강한 서브로 V리그를 흔들었던 강서버들. 왼쪽부터 카일 러셀(한국전력)과 그로저(전 삼성화재) 파다르(전 현대캐피탈). KOVO 제공.

강한 서브로 V리그를 흔들었던 강서버들. 왼쪽부터 카일 러셀(한국전력)과 그로저(전 삼성화재) 파다르(전 현대캐피탈). KOVO 제공.


‘서브의 달인’ 카일 러셀(28ㆍ한국전력)이 역대급 강서버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15일 현재 러셀은 21경기(88세트)에서 세트당 서브 득점 0.830개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부문 2위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ㆍ0.549개)나 3위 알렉스(우리카드ㆍ0.500개)보다 훨씬 많다.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도 팀은 세트스코어 2-3(23-25 25-15 19-25 25-23 12-15)으로 패했지만 러셀은 서브로만 5득점(전체 35득점)하며 ‘서브왕’의 위력을 과시했다.

특히 서브 실책은 92개로 실책율 25.8%인데, 이 역시 케이타(34.0%)보다 훨씬 좋고 알렉스(22.6%) 정지석(23.1%)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력하면서도 정교하고 안정적인 서브를 구사한다는 뜻이다.

서브만 놓고 보면 러셀은 ‘역대급 선수’로 평가된다. 2005년부터 시작된 V리그 남자부에서 역대 최고 ‘강서버’는 그로저(전 삼성화재)다. 2015~16시즌 31경기(123세트)에서 102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세트당 0.829개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고의 강서버였던 그로저도 169개의 서브 범실을 했는데 범실율 32.8%로 러셀(25.8%)보다 훨씬 높았다. 강력했지만 그만큼 실패 확률도 높은 ‘양날의 검’이었다. 러셀을 놓고 “서브만으로도 이미 A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한국전력 러셀이 강서브를 날리고 있다. 뉴스1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한국전력 러셀이 강서브를 날리고 있다. 뉴스1


최근에는 크리스티안 파다르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강력한 서브로 배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다르는 현대캐피탈 소속이던 2018~19시즌 세트당 0.767개(범실율 29.2%)로 리그를 압도했고 요스바니(OK금융그룹)도 같은 시즌에 0.764개(범실율 40.4%)를 기록하며 파다르와 나란히 1, 2위 경쟁을 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득점율이나 범실율에서 러셀보단 한 수 아래다. 이들 외엔 V리그에서 세트당 0.700점을 넘은 선수는 없다. 밋차 가스파리니(대한항공)가 2017~18시즌 세트당 0.676개(범실율 24.4%)로 근접했을 뿐이다. 역대 최고 외인으로 꼽히는 시몬(OK금융그룹)도 2015~16시즌 세트당 0.636개(25.0%) 정도였다.

득점이 나지 않았지만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든 ‘유효 서브’에서도 러셀은 돋보인다.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다이렉트 킬’ 기회를 만들거나, 상대 리시브 후 공이 직접 아군 진영으로 넘어오도록 ‘턴 오버’를 자주 만든 것이다.

15일 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러셀은 다이렉트킬 기회를 12번, 턴 오버를 6번 만들었다. 한국전력은 앞으로 15경기를 더 치르는데, 시즌이 끝나면 이 수치는 더 오른다. 반면, 그로저는 다이렉트 킬 9번, 턴 오버 13번(2015~16시즌)이었고 파다르는 각각 다이렉트 킬 8번, 턴 오버 8번(2018~19시즌)을 기록했다.

이는 러셀의 서브 구질이 다소 흔들리면서 상대 코트에 침투하는데다 코스도 좌ㆍ우 구석구석 마음 먹은 대로 때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범실률도 낮아 득점 확률을 더 높이고 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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