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상복’ 탄핵 패션도 눈길

입력
2021.01.14 10:07
첫번째 탄핵 때와 같은 드레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3일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오늘 하원은 누구도, 미국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초당적 방식으로 보여줬다.”

13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뒤 서명 직전 한 말이다. 그는 “트럼프는 우리나라에 분명하고도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나는 슬프고 비통한 마음으로 서명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서명한 탄핵안은 상원에 송부된다.

이로써 트럼프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안이 통과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러나 이날 표결 과정은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의 ‘축제’라기보단 장례식을 연상시킬 정도의 엄숙한 정치 의례에 가까웠다.

탄핵안 가결이 선포된 후 본회의장 장내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적막했다. 2019년 말 첫 번째 탄핵안 가결 당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손뼉을 치고 환호하자 펠로시 의장이 주의를 주며 단속한 것과 사뭇 달랐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돼 국가적으로 슬픈 날에 정치적 이익에 매몰돼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무 사망선고’를 내리는 듯한 펠로시 의장의 옷차림도 진중한 분위기 연출에 일조했다. 그는 이날 상복처럼 보이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금 목걸이를 착용한 채 표결에 나섰다.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첫 번째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됐을 때와 똑같은 검은색 원피스”라고 전했다. 내란 선동 혐의로 대통령 탄핵에 이른 미국의 현실에 경종을 울리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력한 상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첫 번째 가결 때 착용한 브로치는 이번에 보이지 않았다. ‘하원의 지팡이’로 불리는 상징물을 본뜬 것으로 펠로시 의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해당 브로치를 달고 나왔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해 2월엔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마치자 펠로시 의장이 연설문 원고를 찢어버리는 일도 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시작에 앞서 펠로시 의장의 악수 요청을 거부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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