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주식 무자격 취득' 논란 여전... "절차상 흠결 맞다"

입력
2021.01.14 04:30
약 4년 전 바이오주 '제3자배정' 방식으로 취득
김 후보자 "위법 사실 없어...대표 부탁에 투자"
금투업계 "김 후보자 해명, 절차 문제 해소 못해"
법조계 "공수처장, 특정 기업과 친분 안돼" 지적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약 4년 전 수천만원대의 바이오주(株)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사들인 것과 관련해 ‘무자격 취득’ 논란(본보 7일 자 5면 참조)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위법 사실이 없다’는 김 후보자 해명에도 불구,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선 “절차상 흠결이 있는 건 사실”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고위공직자와 기업 간 부정 거래를 수사하게 될 공수처장이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주식을 사고 소유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제3자 배정근거, 왜 공식기록에 없나"

김 후보자의 주식 매입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해당 회사 이사회 기록에 ‘배정 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고 △상법상 배정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7년 3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미코바이오메드의 전신인 나노바이오시스의 유상 증자 때 5,813주(4,824만원 상당)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취득했다. 그러나 이 회사 이사회의사록엔 김 후보자에 대한 주식 배정의 근거가 전혀 기록돼 있지 않다. 제3자배정의 경우, 반드시 ‘배정 대상자 선정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제한된 상법상 제3자배정 요건을 그가 충족한다고 보기도 힘들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해당 업체 대표의 부탁으로 자금난을 겪던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3자로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고, 상법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절반만 맞는 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3자배정 업무 경험이 많은 한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제3자배정으로 투자금을 모은 건 문제가 없으나, ‘왜 김 후보자한테’ 배정했는지의 설명이 공식 서류에 없다는 건 절차상 흠결”이라며 “그의 해명만으로는 의문점이 해소가 안 된다”고 말했다.

"기업 수사 검사 '주식 금지'...공수처장도 예외 아냐"

주식 취득의 계기가 결국 ‘회사 대표와의 친분’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법조계에선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을 만난 꼴”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 후보자는 2001~2002년 미국 유학 시절, 해당 회사의 대표 김모씨를 한인교회에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최근 라임ㆍ옵티머스 사건만 봐도 금융ㆍ기업 비리 사건에 고위공직자가 연루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공수처장이 특정 기업 측과 친분이 있다는 것부터 수사의 공정성 저해 의심이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1억원 상당인 김 후보자의 보유 주식 종목은 대부분 미코바이오메드(9,385만원)다.

기업 관련 수사ㆍ정책 담당 부서 소속 검사의 주식거래를 전면 금지한 ‘대검찰청 예규’를 참고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재경지검의 한 간부는 “대검 예규는 검찰의 규칙이지만, ‘특정 기업과의 친분’을 아예 제거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수처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며 “특히 초대 공수처장은 더더욱 이런 기준에 준해 행동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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