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홍명보 쌤, 사석에선 ‘K리그 발전 스터디’ 아시죠?”

입력
2021.01.14 06: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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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을 위해 국내에서 구슬땀 흘리는 K리그 구성원들의 다짐과 목표, 그리고 팬들을 향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사령탑 부임 후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상식 전북 감독이 13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군에서 미소짓고 있다. 전북현대 제공

사령탑 부임 후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상식 전북 감독이 13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군에서 미소짓고 있다. 전북현대 제공


2019, 2021시즌 모두 마지막 라운드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K리그 전북과 울산은 2021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새 감독 부임이라는 큰 변화를 맞은 두 팀의 올해 대결은 자연히 김상식(44) 전북 감독과 홍명보(52) 울산 감독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축구팬들의 관심은 ‘김상식-홍명보’가 벌일 새로운 ‘현대가(家) 매치’에 주목한다.

김상식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홍 감독을 롤모델로 삼았던 터라 대결 구도가 영 머쓱한 모습이다. 그는 13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홍 감독은)선수 때부터 지도자 때까지 진짜 제가 존경해 온 쌤(선생님)”이라면서 “최근에 통화하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운동장 안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되 형과 동생으로 만나는 사석에서는 K리그 발전을 위해 뭐가 도움이 될까 의논도 하자고 대화했다”며 웃었다.

사령탑 부임 후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상식(가운데) 전북 감독이 13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군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전북현대 제공

사령탑 부임 후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상식(가운데) 전북 감독이 13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군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전북현대 제공


그럼에도 승부는 승부다. 전북에서 뛴 선수로는 처음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첫 시즌을 남다른 사명감으로 치른다. 2009년 성남에서 사실상 방출된 자신을 품어준 팀, 이후 5년의 선수생활과 7년의 코치 생활을 통해 진짜 강팀이란 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팀에 더 나은 결과를 안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리그와 FA컵 우승을 했지만 올해엔 리그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도 도전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목표 달성을 위해 그는 든든한 코치진을 영입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브로미치에서 뛰었던 김두현(39) 수석코치, 그리고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이운재(48) 골키퍼코치가 새로 합류했다. 김 감독은 “김두현 수석코치에겐 중원싸움과 공격에서의 감각을 심어달라고 요청했고, 이운재 코치에겐 농반진반으로 한일월드컵 8강 스페인전 때 본인이 보여준 승부차기 및 페널티 킥 방어능력을 먼저 심어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재임기간 흥과 멋, 그리고 ‘화공(화끈한 공격)’을 갖춘 축구를 펼치겠다는 그가 우승만큼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다득점이다. 실제 전북은 지난해 우승을 거두긴 했지만 27경기에서 46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쳐 다득점에선 3위 포항(56득점), 2위 울산(54득점)에 크게 뒤졌다. 김 감독은 “경기당 평균득점을 2점~2.5점으로 끌어올리자고 주문했다”며 “지도자들도 선수를 믿을 테니, 선수들도 지도자를 믿고 웃으며 달려보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사령탑 부임 후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상식 전북 감독이 13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북현대 제공

사령탑 부임 후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상식 전북 감독이 13일 동계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북현대 제공


동계전지훈련에서 가장 큰 과제는 은퇴한 이동국(42),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해외로 이적한 김진수(29) 손준호(29) 등 핵심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다. 일단 김 감독은 다른 팀에 임대됐다가 복귀한 김승대(30) 한승규(25) 최영준(30)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감독은 “손준호가 떠나기 전 함께 식사하면서 ‘승대 교육 잘 시켜 놓으라’고 엄포를 놨다”며 껄껄 웃었다. 손준호가 김승대보다 한 살 어리지만, 지난달 김승대가 손준호의 여동생과 결혼하면서 손위 처남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농담이다.

박진섭(서울) 김기동(포항) 이민성(대전) 설기현(경남) 김남일(성남) 전경준(전남) 등 최근 수년 사이 40대 감독들이 늘어난 데 따른 기대감과 긴장감도 크다. 김 감독은 “한 때(선수시절) 날렸던 분들이 너무 많다”며 “나도 내 나름대로 다른 지도자와 경쟁할 전략이 있지만 자세한 건 영업기밀”이라며 “새 시즌엔 한 번 온 팬들이 계속 전주성을 찾을 수 있도록 신나는 축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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