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 대신 100만원 한우세트? 고가 '설 선물' 전성시대

입력
2021.01.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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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귀성 자제한 지난해 추석에 특수
올 설도 사전예약부터 90만원대 한우 판매
사과·배→샤인머스캣 인기품목 변화도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설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설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유통가가 설 특수를 앞두고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귀성을 자제했던 지난해 추석 때 고가의 선물세트 수요가 급증하자 올 설에는 일찌감치 값비싼 선물세트를 풀며 매출 신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백화점 지난해 '추석 특수'…올 설에도 이어질까

현대백화점의 모델들이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관련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의 모델들이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관련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최근 20만원 이상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설 대비 20~30% 확대했다. 50만원 이상의 한우·굴비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도 1.5배 늘렸다. 특히 100만원이 넘는 '현대명품 한우' 세트는 지난해 3종에서 4종으로 품목을 추가했다.

앞서 지난해 추석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 호조로 역대 추석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14일부터 9월 30일까지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2019년 동기간 대비 13.8%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추석 때 명절 대표 프리미엄 상품으로 꼽히는 한우 매출이 전체 매출 신장세를 견인했다"며 고가의 한우 물량을 확대한 이유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설을 앞두고 최근 20만~50만원대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30% 늘렸다. 최고급 선물로 650만원 상당의 샤또 와인도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축·수산 선물세트의 주요 품목을 30% 가량 늘리는 등 프리미엄 상품군을 강화했다.


사전예약부터 고가 선물 물량 풀어


이마트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 추이.

이마트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 추이.


특히 올해는 본행사가 아닌 사전예약 때부터 고가 선물에 대한 수요가 반영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달 24~31일 사전예약 실적을 분석한 결과, 10만~20만원 선물세트가 180.7%, 20만원 이상 선물세트가 76.8% 신장했다.

이에 이마트는 수산의 경우 10만원 이하 물량을 지난해 설보다 10% 줄이고, 15만원 이상 선물세트를 20% 확대했다. 축산도 30만원 이상 선물세트를 30%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사전예약 때 통상 30만~50만원대 상품을 선보였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70만~90만원대 명품 한우 선물세트도 준비했다.

지난해 추석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귀성이 줄고 대신 선물을 통해 마음을 표현했던 기조가 이번 설에는 더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할수록 선물에 더 신경쓰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봐야겠지만 한동안 고가 선물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샤인머스캣 같은 '트렌드 과일'이 인기를 끌며 명절 선물시장에 세대교체도 일고 있다. 전통강자 사과·배는 주춤한 반면 샤인머스캣·한라봉·애플망고 등 다양한 과일이 혼합된 선물세트가 늘었다. 이마트는 트렌드 과일 선물세트를 지난해 2종에서 올해 8종으로 확대했고, 현대백화점도 물량을 30%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이색적이거나 고가의 식재료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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