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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격상 없었다… 2.5단계서 '핀셋' 조치만 추가한 3가지 이유

입력
2020.12.27 18:08
수정
2020.12.27 18:53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 상태로 내년 1월 3일까지 연장할 것을 결정했다.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 상태로 내년 1월 3일까지 연장할 것을 결정했다. 뉴시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내년 1월 3일까지 연장된다. 보름 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어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정부는 "조금 더 지켜보자"로 결론 내렸다. 5인 이상 모임을 취소 권고하는 등 강도 높은 연말연시 방역 대책이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데다 병상 확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다만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음료만 주문하면 매장 내 착석을 금지하는 등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핀셋 조치'를 현 단계에 다시 추가했다.


단계 유지한 3가지 이유...확산세 억제·병상 확충·연말연시 방역강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오후 회의를 열고 "28일 종료 예정인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와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 기간(12월 24일~2021년 1월 3일)에 맞춰 내년 1월 3일까지 6일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주간 시행된 수도권 2.5단계 조치로 신규 확진자 수가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급격히 확대되고 있지도 않다는 진단이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거리두기와 검사를 통한 차단 노력이 유행 확산 속도와 아슬아슬한 균형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 2주간 하루 700명 내외 환자가 발생한 수도권에서 환자 증가가 둔화하고 있고, 감염재생산지수가 지난주(12월 13~19일) 1.27에서 이번주(20~26일) 1.07로 떨어진 것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5인 이상 모임을 취소 권고하는 등의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이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전격 시행된 점도 3단계 격상을 배제한 배경으로 꼽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미 우리가 이행하고 있는 특별 대책에는 거리두기 3단계보다 더 강한 방역조치도 포함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환자 급증에 대비한 병상 확보도 계획대로 진행돼고 있다는 점 역시 이날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중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가용병상은 지난 12일 2,548병상에서 26일 기준 5,813병상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때 한자릿수까지 내려갔던 수도권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수도 80병상까지 여유가 생겼다. 이에 따라 500명이 넘었던 수도권의 1일 이상 대기 환자도 27일 기준 96명으로 감소한 상태다.

권 1차장은 "방역과 의료대응 역량이 한계 상황으로 보기 어렵고, 연말연시 방역 대책을 통한 환자 증가세 추이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찔끔 추가 대책 또... 다음 주말 3단계 재논의

중대본은 다만, 현장에서 혼란을 빚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식당과 카페 관련 일부 방역 수칙은 개선키로 했다. 패스트푸드점도 카페와 동일하게 커피, 음료, 디저트만 주문하면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같은 매장에서도 음료만 주문할 경우엔 자리에 앉아서 마실 수 없다. 수도권에만 적용하던 무인카페 매장 내 착석 금지, 홀덤펍 집함금지 수칙은 비수도권으로 확대 시행한다. 정부는 1월 3일까지 이 같은 추가 조치를 포함한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고, 다음 주말 단계 조정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안팎씩 쏟아지는데 3단계 격상 시점을 놓치면 자칫 더 큰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하다. 의료계에선 정부가 경제적인 피해가 커지는 데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확진자가 지금보다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는 한 3단계 격상이 쉽지 않아졌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단계는 다중이용시설을 거의 다 제한하기 때문에 경제에 미칠 타격이 큰 게 사실"이라면서도 "1~2주라도 3단계를 시행해 환자 수를 확실히 줄이는 게 장기적으로 방역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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