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11월”...軍 방역 취약한데 일주일 새 확진자 139명

입력
2020.11.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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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만 200명 넘게 확진

26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확진자 수송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전날 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연합뉴스

26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확진자 수송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전날 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군 당국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확진자가 역대 최대치로 급증하면서다. 최근 일주일 간 확진자가 139명 늘었는데, 이는 군 내부 누적 확진자(369명)의 40%에 육박하는 수치다. 1ㆍ2차 대유행 때는 선방했던 군 당국이 고강도 대책으로 방역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추가 코로나19 확진자는 경기 연천 신병교육대 훈련병 1명과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 간부 1명 등 총 2명이다. 확산세가 잡히긴 했지만, 군내 전체 누적 확진자는 369명(완치 192명)으로 늘었다. 23일 강원 철원ㆍ화천 육군 부대에서 33명, 이틀 뒤 경기 연천 신교대에서 60명이 집단 감염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23일 '33명'은 하루 군내 확진자로는 역대 최대치였으나, 이틀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월을 기준으로 하면, 확산세는 더 두드러진다. 이달 9일 166명이었던 군내 누적 확진자는 20일 만에 200명이 넘게 증가했다. 올해 1월 말부터 10개월 넘게 이어진 ‘코로나 정국’에서 나름 선방한 군 입장에선 ‘악몽의 11월’인 셈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확진자 수치를 받아 든 군은 고강도 대책을 총동원했다. 일단 지난 26일부터 ‘군 내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수도권에 2단계를 적용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더 강화한 것이다.

"병사들의 휴가가 감염원의 된 경우는 전체 6%에 불과하다"며 한동안 통제하지 않았던 병사들의 휴가와 외출도 잠정 금지했다. 간부들은 사적 모임과 회식은 연기 또는 취소하고, 골프도 금지시켰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방문은 가족, 친지일 때만 허용하기로 했다. 훈련 역시 필수 야외 훈련만 시행하고 있다. 이런 방침을 위반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군 내부에 전파한 경우에는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5일 주재한 긴급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가장 위험한 감염 전파자는 출퇴근하는 간부”라며 “항상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어 대량 확진자 발생에 대비, 야전 독신 숙소를 활용한 1인 격리실을 충분히 확보하고, 역학조사관도 100명 규모로 늘릴 것을 주문했다.

군 당국의 초강수는 집단 생활을 하는 군 특성상 방역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처럼 재택 근무가 가능하지도 않다. 확산세를 조기 차단하지 못할 경우, 동계훈련은 물론 연말 인사철 보직 변경에 따른 간부 이동· 가족 이사도 차질을 빚게 된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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