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투표 지면 떠나겠다"는 트럼프, 승복인가 과장인가

입력
2020.11.27 15:00
수정
2020.11.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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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해외 미군 감사 인사 전해
"다음주 코로나 백신 배송 시작" 언급
바이든, 거리두기 강조...가족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해외 주둔 미군과 추수감사절 화상 간담회를 한 뒤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해외 주둔 미군과 추수감사절 화상 간담회를 한 뒤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자로 확정되면 내년 1월 20일 백악관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다음주부터 배송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선거 패배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도 잘못 이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화법이라는 평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인 이날 백악관에서 해외 주둔 미군과 화상간담회를 개최한 뒤 출입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만약 선거인단이 바이든에게 투표하면 백악관을 떠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확실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7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결정된 뒤 그는 선거 결과에 불복해왔지만 다음달 14일 선거인단 투표 후에는 현실을 인정할 것이라는 의미였다.

다만 그는 “만약 그들(선거인단)이 그렇게 (투표)하면 실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고, “(선거 패배) 승복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아는 것 하나는 조 바이든이 8,000만표를 득표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은 7,400만표 이상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개표 결과로는 이날 오후 현재 바이든 당선인이 8,002만표 득표로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 7,389만표(선거인단 232명)를 받는 데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눌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부정 의혹도 여전히 거두지 않았다. “지금부터 1월 20일 사이에 많은 일이 있을 것이다”, “거대한 사기가 드러나고 있다”, “(미국 선거 인프라가) 제3세계 나라와 같다” 등의 주장을 늘어놓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문제에도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는 커브를 돌고 있다”며 “백신은 배송된다. 말 그대로 다음주, 그리고 그 다음주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자, 의사 간호사 등 최전선 의료 종사자에게 먼저 배포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 등이 신청한 백신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다음달 10일 결정할 예정이어서 빨라야 12월 11일 이후에 백신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대가족 모임 대신 메릴랜드주(州)에서 아내, 딸 부부와 식사하는 것으로 추수감사절 행사를 대신했다. 그는 추수감사절 메시지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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