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재확산에도 성장률 전망 올렸다… "소비위축보다 IT 수출 효과가 더 커"

입력
2020.11.26 19:20

10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2020)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한국의 3분기 수출 호조를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힘입은 반도체 수요 증가 때문으로 봤다. 뉴스1

한국은행이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 추세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높게 재조정했다. 코로나19가 올 겨울 내내 경제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지난 3분기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 수출 실적이 당초 생각보다 큰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한은은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향후 경기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조사국은 26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또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0%, 2.5%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여전히 역성장이 확실시되지만, 지난 8월에 내놓은 경제 전망보다는 좀 더 낙관적이다. 당시 한은은 2020년 성장률을 -1.3%, 2021년은 2.8%로 전망했다. 0.2%포인트씩 전망치를 올린 것이다.

성장전망 상향의 근거는 예상보다 좋았던 3분기 기업실적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과, 반도체 등 핵심 산업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발생한 제조업 분야의 추가 설비투자 덕이다.

한은은 제조업 경기 회복의 원인으로 △비대면 경제로 인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상품 수요가 급증한 점 △미국과 유럽의 민간 재화소비, 중국의 인프라 투자 등이 늘어난 점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 가동이 재개되고 국내 생산도 감염의 효과적 차단으로 큰 타격이 없었던 점 등을 제시했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이 무너지면서 경제가 극도로 위축된 반면, 한국 경제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가운데 경쟁력이 있는 IT부문이 비대면 경제의 수혜를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의 2020·2021년 주요 경제 전망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전반까지는 코로나19 충격으로 반도체 산업도 포함해서 제조업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봤는데, 상반기 둔화폭이 예상보다 낮았고 하반기에는 외려 반등했다”고 밝혔다.

조사국은 내년에도 제조업의 좋은 흐름이 한국경제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김 국장은 반도체 전문기관의 견해를 인용해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본격 반등할 것”이라며 “5G 스마트폰 등 상품의 대거 교체로 인한 신수요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비IT 분야 역시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신성장 산업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국장은 “내년 상반기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을 1%포인트 하향 조정했는데, 현재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이번 경제전망의 기본 시나리오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겨울 내내 지속되고, 이후로도 간헐적인 재확산이 이어지다 2021년 중반 이후에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가정 하에 이뤄졌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일각의 우려처럼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당장 올해 성장률에 큰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호 한은 조사총괄팀장은 “현재 재확산은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주로 내년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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