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필요성

입력
2020.11.27 04:30
수정
2020.11.27 08:54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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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하나의 규범이 된 가운데, 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을 위한 예방접종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고 전염성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임신부, 고령층 및 만 6세 이하 어린이 등 고위험군의 경우 합병증 발병률도 높다. 그러므로 고위험군은 반드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백신 제조에 사용되는 '수은 함유 보존제(이하 티메로살)'가 산모와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미 산부인과학회(ACOG)와 질병관리센터(CDC), 식약처(FDA) 등에서는 티메로살 성분이 출생아의 건강이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 초기를 포함해 임신 중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은 임신의 예후, 태아의 기형, 신생아의 건강 및 아동기 발달과 관련해 안전하다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더불어 백신 접종을 받은 임산부가 모유 수유를 하는 과정에서 신생아·영아의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신생아의 면역 반응에도 나쁜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중 예방접종을 통해 형성된 인플루엔자 항체는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돼 '수동적 예방접종 효과'를 낸다. 수동 면역은 인플루엔자 백신 효과가 없는 신생아 및 6개월 미만 영아의 인플루엔자 감염을 63%까지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이후 항체 형성까지는 2주가 소요된다.

반면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은 산모에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태아에 치명적일 수 있다.임신 초기 감염은 유산 또는 사산율을 증가시킨다.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해 중환자실 치료까지 필요했던 임신부의 경우 조산 및 저체중아를 출산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달걀 단백질의 알레르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는 백신 제조 시 유정란 배양 방식을 사용하며, 극소량이라 할지라도 백신에 달걀 단백질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드러기를 포함해 혈관부종, 호흡곤란, 어지러움 또는 구토 등 심각한 증상이 발생했던 경우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반가운 소식은 최근 유정란 배양 방식이 아닌, 세포배양 방식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이 제조되고 있어 달걀 단백질에 과민 반응이 있는 사람도 마음 놓고 접종이 가능하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트윈데믹'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트윈데믹 사태를 방지하며 나와 아기의 건강,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



박찬욱 서울대 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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