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 서로 싸우는게 아니다"... 바이든 美 추수감사절  메시지

입력
2020.11.26 15:00
수정
2020.11.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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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 미국민 위로 메시지 발표
"거리두기 지침 준수, 대선분열 단합" 강조
정권 인수 속도전...트럼프, 여전히 불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시어터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시어터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전날인 2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국 내 하루 사망자는 2,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5월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날이다. 추수감사절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식사하는 전통을 올해만이라도 자제해달라는 지침이 잇따랐지만 미국 공항 국내선 이용객은 3월 이후 최고치를 찍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큰 파도가 밀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추수감사절 메시지를 내면서 두 가지를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와 대선으로 분열된 미국인의 단합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에서 가진 추수감사절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거의 1년 가까이 바이러스와 싸워왔는데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고통, 손실, 좌절을 안겼다”며 “26만명 이상의 미국인 목숨을 앗아갔고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험난한 환경에 직면했다” “길고도 험한 겨울을 맞닥뜨렸다” 등의 표현도 썼다. 그는 “우리 가족도 40년 넘게 추수감사절이면 (한곳에 모이기 위해) 여행을 했지만 올해는 집에 머무를 것”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까지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함께 모이는 사람 숫자 제한하기’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코로나19가) 우리를 분열시키고, 분노하게 해서, 서로 대립하게 만들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바이러스와 싸우는거지 서로 싸우는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모두 함께 해야 한다”며 대선으로 분열이 극심해진 미국 사회 단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기준 바이든 당선인의 득표는 8,000만을 넘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에서는 자유롭고 공정하고 완전하게 선거가 이뤄지고 우리는 결과를 존중한다”며 선거 결과에 불복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꼬집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본부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씨어터에서 연설 도중 마스크를 들고 코로나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본부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씨어터에서 연설 도중 마스크를 들고 코로나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은 정권 인수 작업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젠 사키 선임고문은 화상 브리핑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30일부터 ‘대통령 일일 정보 브리핑(PDB)’을 받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PDB는 각 정보기관에서 올라오는 최고 수준의 정보를 대통령 보고용으로 요약한 문건이다.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도 23일 밤부터 인수위 측과 협조 중이다.

인수위는 24일 코로나19 대응 백신 준비와 관련된 ‘워프 스피드 작전’ 대응 상황도 보고를 받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코로나19 백신, 치료법, 배포에 초점을 맞춰 1시간 정도 진행했고, 향후 이뤄질 (정부기관) 브리핑 중 처음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바뀔 기미가 여전히 없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리는 공화당원들의 ‘선거 사기’ 주장 청문회에 직접 참석하려다 취소했다고 전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변호사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현장에 공개된 발언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가 많이 이겼다. (민주당) 그들은 속임수를 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의 선거 개입 의혹 관련 사안으로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이날 사면했다. 미국 내에서는 사면권 남용 논란도 일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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