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반도체 장비 투자 24% 늘어... 아시아는 늘고, 북미· 유럽은 줄고

입력
2020.11.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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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가 지난해보다 24%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반도체 장비 투자 규모에선 중국과 대만, 한국 등 아시아에선 급증한 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북미와 유럽에선 줄었다.

26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 1~3분기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518억5,200만달러(약 57조3,9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19억5,700만달러)에 비해 23.6% 증가한 수치다. SEMI는 현재 추세라면 2018년에 기록한 연간 역대 최고치인 64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작용한다. SEMI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점진적인 회복을 보이기 시작하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은 교육과 재택근무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가속화된 변화에 힘입어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한국의 올해 1~3분기 출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9% 급증한 121억8,000만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 대만에 이어 3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출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7% 증가한 137억1,500만달러였다. 대만은 1년 전보다 12.8% 늘어난 12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SEMI는 “중국, 대만, 한국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며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대만을 넘어 세계 최고 규모의 장비 투자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비 투자 성장률 측면에서는 한국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중국(49.7%), 일본(22.1%), 대만(12.8%) 순이다. 성장률 기준으로 한국이 올해 1위에 오른 데는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2위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줄였던 투자를 올해 대폭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시아와는 달리 유럽과 북미의 투자규모가 축소됐다. 올해 1~3분기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전년 대비 15.8% 감소한 49억3,900만달러다. 유럽도 7.4% 줄어든 16억6,9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두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했기 때문이다. SEMI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은 자동차 및 산업용 반도체 부문에서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 “두 지역의 투자는 자동차 생산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공장 자동화가 산업 수요를 증가시키는 2021년에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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