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에 물든 도심 속 궁궐... 집으로 배달되는 창덕궁의 밤

입력
2020.11.26 16:06
수정
2020.11.26 16: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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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가상현실 구현하는 키트 제공
27일부터 ‘온 달빛기행’ 체험 신청 접수

‘달빛꾸러미’에 든 재료들로 가상현실(VR) 구현 장치와 청사초롱을 만들어 VR을 체험하고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게 ‘온 달빛기행’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문화재청 제공

‘달빛꾸러미’에 든 재료들로 가상현실(VR) 구현 장치와 청사초롱을 만들어 VR을 체험하고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게 ‘온 달빛기행’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문화재청 제공

달빛에 물든 도심 속 궁궐, 창덕궁의 밤이 집으로 배달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창덕궁의 야경을 집에서 즐기게 해주는 체험 프로그램 ‘온 달빛기행’을 신청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온 달빛기행’은 가장 인기 있는 고궁 활용 프로그램 중 하나인 ‘창덕궁 달빛기행’을 가상현실(VR)로 구현한다. 참여자는 360도 영상을 통해 오프라인 탐방 구역인 돈화문과 금천교, 인정전, 낙선재, 부용지 등을 실제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 볼 수 있다는 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궁궐의 구석구석뿐 아니라 궁궐 담장 너머 도시의 야경도 보이는 데다 판소리와 대금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설 내레이션은 영화 ‘사도’(2014)에서 조선 제22대 왕 정조를 연기했던 배우 소지섭에게 맡겼다. 달빛기행의 주요 동선인 창덕궁 후원이 정조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특히 후원에 있는 주합루(보물 제1769호)는 정조가 즉위년(1776년)에 지은 2층 누각으로, 정조의 문예 부흥 및 개혁 정치 의지가 담긴 건물이다.

VR 체험은 문화재청이 제공하는 키트인 ‘달빛꾸러미’를 통해 가능하다. 꾸러미에 포함된 카드보드지(紙)를 접어 스마트폰을 끼워 넣으면 종이에 부착된 렌즈가 VR을 만들어낸다. 꾸러미에는 현실감을 느끼게 해줄 소품 ‘청사초롱’의 재료도 들어 있다. 직접 만든 청사초롱을 들고 카드보드를 착용한 뒤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사진을 올리는 게 과제다.

신청은 27일과 내달 4일 오후 2시 궁온 누리집(goongon.or.kr)에서 선착순 200명씩 받는다. 참가비는 무료다. 달빛꾸러미는 신청 이튿날부터 신청자에게 배달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궁온 누리집과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www.ch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 달빛기행’은 정해진 시간에 현장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궁궐 활용 유료 프로그램들을 시ㆍ공간 제약 없이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쌍방향 온라인 체험 서비스 ‘궁온 프로그램’의 하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시민들이 궁궐 온라인 체험을 통해 집에서 전통문화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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