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트럼프, 측근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전격 사면

입력
2020.11.26 08:02
수정
2020.11.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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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전 핵심 측근 다수 사면 전망... '사면권 남용' 논란
CNN "트럼프, 재임기간이 끝나감을 이해한다는 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10월 17일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로서 콜라라도주 그랜드정션에서 유세를 여는 중 후에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된 마이클 플린이 함께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랜드정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10월 17일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로서 콜라라도주 그랜드정션에서 유세를 여는 중 후에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된 마이클 플린이 함께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랜드정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허위진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측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플린 전 보좌관을 사면한다는 소식을 발표해 영광”이라며 “플린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와 그의 멋진 가족들은 환상적인 추수감사절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2016년 12월 보좌관 내정자 신분으로 당시 주미 러시아 대사와, 오바마 행정부가 부과한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취임 24일 만에 낙마했다. 이후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플린 전 보좌관이 연방수사국(FBI)의 2017년 1월 조사 때 러시아와의 접촉에 관해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했고, 그는 위증을 인정했다. 하지만 플린 전 보좌관은 지난해부터 태도를 바꿔 FBI 수사관이 부당한 방법으로 조사했다며 무죄를 호소해 왔다. 지난 5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 윌리엄 바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가 FBI의 수사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원에 기소 취하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사면 사실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사면 사실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앞서 뉴욕타임스(NYT)와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전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말 사면대상에 플린 전 보좌관을 포함하겠다는 뜻을 보좌진에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플린의 사면을 강력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국에선 대통령이 수사 중이거나 형이 확정되지 않은 범죄에 대해서도 사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퇴임 전까지 다수의 핵심 측근을 사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CNN방송은 "플린의 사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이 끝나가고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월에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허위증언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40년 지기 정치컨설턴트 로저 스톤을 감형해 줘 비판 받았고 8월에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위해 연설한 마약사범을 사면하고 복권해 줘 논란을 불렀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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