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이명 환자, 치매 예측 가능해졌다

입력
2020.11.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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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이명 환자의 치매 발생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규명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만성 이명 환자의 치매 발생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규명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만성 이명 환자의 인지 장애 발생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인지 장애는 기억력ㆍ판단력ㆍ언어능력 등 인지력 전반에 결함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인지 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건망증이 있으며, 신체 전반의 기능이 저하되는 노년기에 이러한 증상이 치료되지 못하고 방치되면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영호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이민재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세포 내 단백질 분해의 핵심 효소인 프로테아좀이 혈액 내에도 존재하며, 이들의 활성은 정상 마우스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 현저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010년 1월~2018년 10월 보라매병원에 방문한 50세 이상의 만성 이명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신경 인지 평가(MoCA) 및 혈액검사를 시행해 체내 프로테아좀 활성 감소가 만성 이명 환자에서의 인지 장애 발생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 가능한 지 여부를 평가했다.

MoCA 점수가 23점 미만으로 경도 인지 장애 판정을 받은 5명의 혈액검사 결과를 나머지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인지 장애가 나타난 만성 이명 환자의 혈액 내에서는 프로테아좀 활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까지 줄었으며(p=0.008), 치매 예측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펩타이드(Ab40)와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도 확인됐다(p=0.049).

교신 저자인 이민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이명 환자에서의 인지 장애 및 치매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ㆍ예측할 수 있는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각 신경세포에 도달해 손상된 단백질을 처리하는 프로테아좀의 활성 감소가 청각ㆍ인지 기능 약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김영호 교수는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노년기에는 만성 이명의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데,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지속되면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치매의 특성으로 인해 만성 이명 관리도 어려워진다”며 “인지 장애 및 치매 예방을 위해 50세 이후 정기적인 뇌 인지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고, 난청이 있으면 보청기 등 청각 재활을 조기에 시행해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치매 연구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지난 10월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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