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선거와 KOC 분리

입력
2020.11.25 04:30
25면
대한체육회 CI. 대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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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가 들썩인다. 또다시 선거의 계절이다. 대한체육회 회장이 선출된 지 벌써 4년이 흘렀다. 이제는 더 합리적이고 독립적이며 효율적인 체육단체의 운영체계 구축이라는 ‘글로벌 굿 거버넌스’의 화두가 시대적 요구로 떠오르고 있다.

시도 체육회는 이미 민선 회장 선출을 마무리 지어 지자체장이 당연직이었던 불명예스러운 구조를 개혁해 냈다. 해외의 경우를 보면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해외의 스포츠클럽은 그 자체가 민주주의 교육의 산실이라 할 만큼 자발적으로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표를 선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가체육회나 단체의 장을 뽑는다. 선진국들의 체육교육과 체육활동은 건강증진을 넘어서, 국가 및 공동체 사회에서 꼭 필요한 민주시민의 소양을 배양하고 있다.

최근 우리 체육계는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어린 선수가 혹독한 학대를 받다가 의지할 데 없어 세상을 등진 사례도 있었고, 특정 종목단체의 파벌 싸움이 선수와 지도자 서로를 적대시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린아이들이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고 해도 부모들이 선뜻 동의하고 지원하지 못하는, 불안하고 발전적이지 못한 영역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다시 체육계에 개혁의 소식이 들려 온다. 4년 전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통합을 이뤄내고, 또 민주적인 회장 선거로 시도 지자체의 체육민주화를 이뤄낸 것처럼, 오랜 기간 왜곡돼 하나로 합쳐져 있던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KOC 분리 논의는 내년 1월에 치러질 회장 선거와 맞물려 체육인들을 또다시 양분시키고 있다. 어디든 그 분야의 밥그릇 싸움이 존재하지만, 이 경우의 반대는 밥그릇이 커지는 것에 대한 반대가 아닐까. 대한민국의 체육을 발전시키고, 체육인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국민체육을 증진하는 것이 체육회의 역할 아닌가. 그런데 왜 반대할까. 과연 그들의 논리처럼 KOC의 분리는 전문체육을 위축시킬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KOC의 분리는 체육인들에게 득이다. 체육계의 전체 파이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적 관점에서만 봐도 KOC의 전문화는 공적개발원조(ODA),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등 국제기구와의 연계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사회적 공헌(CSR), 공유가치 창출(CSV) 등과의 연계를 구상할 수 있다. KOC가 담당할 올림픽 영역은 그 자체가 가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엮어내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플랫폼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다름 아닌 체육인들이다. 그들이 보유한 핵심 역량과 주요 콘텐츠가 바로 이 플랫폼을 움직이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향후 KOC 분리와 관련된 논의가 학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



최동주 숙명여대 글로벌거버넌스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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