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인류가 살 수 있을까

입력
2020.11.27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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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라이덴프로스트 효과

뜨거운 팬 위의 물이 증기 절연층에 쌓여 물방울로 요동치는 현상, 즉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는 인류 화성 정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위키미디어커먼스.

뜨거운 팬 위의 물이 증기 절연층에 쌓여 물방울로 요동치는 현상, 즉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는 인류 화성 정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위키미디어커먼스.


2015년 영화 '마션(Martian)'으로 붉은 행성 화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던 무렵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르면 2039년 화성 유인 왕복 탐사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화성프로젝트에는 캡슐 형태의 인간 정주시설 운영 가능성도 포함됐다. 1965년 무인탐사선 '마리나 4호'로 화성 탐사를 시작한 지 50년 만에 인류는 '화성 식민지'의 SF를 과학으로 포섭한 거였다. 그 자신감의 근거가 '라이덴프로스트 효과(Leidenfrost Effect)'를 이용한 화성 자체 발전(發電) 가능성이었다.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는 액체가 끓는 점보다 높은 온도의 물체에 접촉하면 액체 표면이 기화하면서 증기 절연층을 형성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뜨거운 프라이팬에 물을 부으면 물방울 형태로 튀거나 굴러다니는 현상이 그것이고,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을 사용할 때 충분히 예열한 뒤 기름을 두르면 음식물이 들러붙지 않는 원리도 그거다. 뜨거운 팬 위의 계란은 프라이팬에 직접 닿지 않고 미세한 식용유 기화층 위에 떠서 익혀진다.

화성에서 물을 끓여 증기 터빈을 돌리려면 물을 끓이는 데 드는 열이 발전량보다 많다. 그 난점의 해답이 드라이아이스였다. 2012년 무인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에서 액체상태의 물을 발견했다. 하지만 화성 평균 온도는 섭씨 영하 63도이고, 지층에는 고체 이산화탄소인 드라이아이스가 풍부하다.

드라이아이스는 기화점이 낮아 적은 열로도 고체상태에서 곧장 기체로 승화한다. 기체는 프라이팬 위의 물방울 증기 절연층처럼 뜨거운 물체 표면에 놓인 드라이아이스 표면을 감싸 부양시키고 요동치게 한다. 그 힘이 터빈 형태의 '뜨거운 물체'를 돌려 전기를 생성하는 원리다. 화성에서 전기를 만들수 있다면 인간도 살 수 있으리라 NASA는 기대하고 있다.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는 18세기 독일 과학자 겸 신학자 조안 고틀로프 라이덴프로스트(Johann Gottlob Leidenfrost, 1715.11.27~ 1794.12.2)가 발견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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