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억제 효과 있었다”… 英, 내달 초 예정대로 봉쇄 해제

입력
2020.11.2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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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일간 신규 환자 감소 추세
"기존 3단계 대응 시스템 강화할 것"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0일 회의 참석을 위해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0일 회의 참석을 위해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한 2차 봉쇄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예정대로 해제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 3단계 대응 시스템을 한층 강화해 적용하고, 연말 연휴 대책도 따로 마련할 방침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총리실은 최근 잉글랜드 전역에 내린 봉쇄령을 내달 2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지난 5일부터 4주간 비필수 업종 가게와 펍, 식당 등의 영업을 중단시키는 봉쇄조치를 시행 중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23일 의회에 출석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겨울철 코로나19 대처 계획’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방송에 설명했다.

2차 봉쇄조치로 실질적인 코로나19 확산 억제 효과를 봤다는 게 영국 정부 판단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봉쇄 기간 모두의 노력이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됐고, 확산 속도를 늦춰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도 경감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2일 3만3,47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열흘간 꾸준히 줄어 21일 1만9,875명을 기록했다.

그러면서도 대변인은 “존슨 총리와 과학 고문들은 바이러스가 여전히 존재하며, 지역별 제한조치를 두지 않으면 다시 통제를 벗어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봉쇄 해제 후 영국 정부는 감염확산 정도에 따라 지역별로 조치를 차등화한 ‘3단계 대응 시스템’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감염률에 따라 ‘보통’, ‘높음’, ‘매우 높음’으로 구분하는 이 시스템은 2차 봉쇄 직전까지 적용됐는데, 세부 조치를 보완해 한층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간 텔레그래프는 12월 22일부터 28일까지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시즌 대규모 이동을 허용하면 이미 서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축에 속하는 영국의 바이러스 확산세가 더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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