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의 중 딴짓하는 트럼프… '불복' 트윗 올리고 골프장 갔다

입력
2020.11.22 09:03
감염병 대응 자찬하면서 백신 공유엔 침묵
임기 내내 다자협의체에 불만 드러내

G20 정상회의 개회사 장면. 하단 왼쪽에서 2번째 트럼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전 화상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감염병 대응을 자찬했다. 그러나 회의 도중 대선 불복에 관한 트윗을 올리고, 자리를 이석한 뒤 골프장으로 향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개회사를 하는 9분 동안 내내 고개를 숙이고 책상 위의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개회사가 끝나가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는 “전례 없는 대규모 투표 사기가 드러날 것”이라며 대선 패배가 부정선거 결과라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G20 정상 간 비공개 논의가 이뤄지던 시간에도 계속됐다. 그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밝힌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상태에 대해 “그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 고맙다!”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다. 스털링=AP 연합뉴스

발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낮은 실업률과 수요 급증을 부각하며 “나는 경제적으로나 전염병 대처에 있어 임기 동안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백신 공유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희망하는 미국인이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빈곤국과 백신을 공유할 필요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를 떴다. 빈자리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차례로 채웠다. 지난 3일 대선 이후 주말마다 골프장을 찾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버지니아주(州)의 한 골프장으로 향했다. 한 소식통은 통신에 “일부 다른 정상들도 발언 후 자리를 떴고, 이것이 관례”라며 “최소 첫 한 시간은 자리를 지켰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지도자들이 전염병과 기후변화를 논의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선거 다툼에만 가 있었다”며 “다자회의체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낸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다자협의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때는 폐막 전 회의장을 나와 귀국 비행기 안에서 “공동성명을 승인한 적 없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강유빈 기자
한국일보 뉴스 네이버 채널 구독하기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댓글 1,324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