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을 연방관료로 임명한 최초 미국 대통령

입력
2020.11.19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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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제임스 가필드

제임스 가필드는 재임 6개월 만에 암살된 미국 대통령이지만, 노예 해방과 흑인 지위 향상에 관한 한 링컨보다 더 강한 신념과 추진력을 발휘했다. 위키피디아.

제임스 가필드는 재임 6개월 만에 암살된 미국 대통령이지만, 노예 해방과 흑인 지위 향상에 관한 한 링컨보다 더 강한 신념과 추진력을 발휘했다. 위키피디아.


미국 대통령 가운데 임기중 사망한 이는 모두 8명. 4명은 암살됐고, 4명은 질병으로 숨졌다. 처음이 68세의 노령(당시 기준)의 몸으로 비를 맞으며 취임 연설을 한 뒤 폐렴으로 31일 만에 숨진 윌리엄 해리슨(1773~1841)이었고, 최근이 1963년의 존 F. 케네디였다. 나머지 병사(病死)한 이의 사인은 콜레라와 뇌졸중, 식중독에 이은 폐렴이었다. 사람 일 모른다지만 적어도 의학은, 마지막으로 병사한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1865~1923)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발전했다.

제20대 대통령 제임스 A. 가필드(James A. Garfield, 1831.11.19~1881.9.19)는 이들 중 가장 덜 알려진 인물이다. 극적 현안도, 도드라진 업적도 없었고, 또 혼란기였다. 그는 남북전쟁 '재건시대( 1865~1877)' 직후인 1881년 3월부터 약 6개월 재임했다.

재건시대의 과제는 전쟁 피해 복구와 남부의 통합이었고, 핵심 쟁점은 남부 노예의 실질적 해방이었다. 남부의 저항은 패전 후에도 거셌고, 북부 공화당은 온건파와 급진파로 분열돼 있었다. 링컨의 온건파는 남부 권력과 유화적 관계를 유지하며 점진적 노예제 폐지 및 흑인 지위 향상을 추구한 반면, 급진파는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남부를 실질적으로 장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링컨 후임인 앤드루 존슨은 취임 후 급진파에서 온건파로 '전향', 흑인 민권법안에 거부권을 발동했다가 탄핵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어 집권한 게 가필드였다. 그는 존슨과 달리 온건·급진파 모두의 지지를 받은 중도파였지만 취임 후 시민권 신장과 노예제 폐지를 위한 여러 급진적인 정책을 추진했고, 흑인 인권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러스 등 흑인 다수를, 미국 헌정사상 최초로 연방 정부 및 콜롬비아특구 관료로 임명했다. 그는 의회가 연루된 공직 비리 및 매관(賣官) 관행을 개혁하려다 그에 반발한 한 내부자에 의해 암살됐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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