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하면 '얼음'이지만 간식주면 '껑충'…. 순둥이 믹스견

입력
2020.11.08 16:52
구독

[가족이 되어주세요] 263. 일곱 살 수컷 띠띠

아직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중이지만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간식도 좋아하는 띠띠. 카라 제공

아직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중이지만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간식도 좋아하는 띠띠. 카라 제공

2005년 서울 은평구 뉴타운 재개발이 확정되면서 주민들은 하나 둘씩 떠나갔습니다. 빈집에는 낡은 가구와 사용하지 않는 물건, 그리고 개와 고양이가 남겨졌지요. 이들 중 일부는 산으로 올라가서 들개가 됐고, 남은 개들은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개들이 안타까웠던 한 아주머니는 빈 집에서 남은 개들을 돌보기 시작했는데요, 70여 마리의 개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지만 중성화수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180여마리 가까이 늘게 됐습니다. 아주머니는 개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지만 돌볼 여력은 되지 않았고 그렇게 개들이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한 채 지내게 됐는데요.

아직은 서툴지만 띠띠는 산책하는법 등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카라 제공

아직은 서툴지만 띠띠는 산책하는법 등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카라 제공

동물권 단체 카라가 사정을 듣고 수년 전부터 개들의 중성화 수술을 돕고,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모금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달봉이네 보호소’라는 이름으로 보금자리를 경기 고양으로 옮길 수 있었지요.

카라는 고양으로 이사가기 전인 2014년 당시 은평구 보호소 내에 있던 개들의 중성화를 돕는 과정에서 당시 한 살이던 띠띠(7세?수컷)를 발견했습니다. 눈병에 걸려 있었기 때문에 따로 구조해서 치료를 해주었는데요, 치료가 끝난 다음에 가족을 찾을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입양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위탁처에서 지내게 된 지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카라가 최근 입양센터인 ‘더봄센터’를 열면서 위탁처에 있는 개와 고양이들도 센터로 옮겨 갔는데요. 카라는 위탁처에 지내던 띠띠가 하루라도 빨리 가족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입양카페인 아름품으로 데려왔습니다. 띠띠는 처음에는 보호소나 위탁처에서 남자 보호자를 많이 만나보질 못해서인지, 성인 남자를 보면 유독 짖었다고 하는데요. 차차 나아지고 있다고 해요.

띠띠. 카라 제공

띠띠. 카라 제공

띠띠는 지금까지 산책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때문에 목줄을 하면 다소 경직되지만 실내에서 가슴줄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목줄에 적응하고 있고, 산책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해요. 또 조금 살이 붙었지만 다이어트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개 친구나 강아지들과도 잘 지낸다고 해요.

최혜정 카라 입양팀 활동가는 "이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는지 요즘엔 슬그머니 옆에 와서 앉기도 하고 간식을 줄 때는 껑충껑충 뛰어 오르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올 겨울이 가기 전 띠띠가 다른 여느 반려견처럼 산책하는 즐거움을 맛보며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입양문의: 카라

https://www.ekara.org/kams/adopt/153

고은경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