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바람과 친해지니 생애 첫 우승이 왔다

입력
2020.10.25 17: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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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딸' 이소미, KLPGA 투어 휴앤케어 여자오픈서 생애 첫 우승

이소미(왼쪽)가 25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 카일필립스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휴엔케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영암=연합뉴스

이소미(왼쪽)가 25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 카일필립스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휴엔케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영암=연합뉴스


누군가는 바람과의 사투를 벌였고, 누군가는 바람에 공을 태워 보냈다. 결국 우승한 건 바람과 친했던 ‘완도의 딸’ 이소미(21ㆍSBI저축은행)였다.

이소미는 25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파72ㆍ6,42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휴앤케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홀인원을 곁들이며 2위에 오른 김보아(25ㆍ넥시스)를 한 타 차로 따돌리며 거둔 우승이었다.

루키 시즌이던 지난해 준우승을 두 번 차지했고, 올해도 준우승과 3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정작 정상에 서진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고향 완도군과 가까운 영암군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거센 바람을 제대로 공략하며 마침내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는 바람이 변수였다. 2라운드가 예정됐던 둘째 날 일정이 강풍으로 취소돼 4라운드로 예정됐던 대회 규모가 3라운드로 축소됐을 정도다. 전날 열린 2라운드까지 선두에 한 타 뒤졌던 이소미는 이날 바람을 완벽히 활용한 샷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이소미는 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 최혜진(21ㆍ롯데)을 추격했다. 이어 파5 홀이었던 8번 홀과 파4 홀이던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13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14번(파3)에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바람에 고전하던 최혜진은 전반에 버디 1개, 후반에 보기 1개를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01타로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소미는 “바람 공략이 주효했다”며 우승 비결을 전했다. 그는 “이곳(영암)의 바람이 세다 보니, 바람을 이기려 하기보다 (바람에 공을)태우면서 핀에 가깝게 붙이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말 같은 장소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에서도 공동 10위에 오르면서 바람 공략에 일가견을 보였다. 이소미는 “오늘은 스코어에 집착하지 않으려 했다”면서 “생애 첫 우승이 아직 얼떨떨한데, 항상 우승자를 축하해 주다가 축하를 받으니 울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같은 날 제주 타미우스 골프 앤 빌리지(파72ㆍ6,98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선 호주 교포 이원준(35)이 최종합계 143언더파 202타로 우승했다. 그는 이날 우승으로 신인왕 부문 단독 1위가 됐다. 그가 신인왕이 된다면 역대 최고령 신인왕으로 기록된다. 2006년 프로 전향 후 해외투어에서 활약해 온 그는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했지만 단 두 대회에만 출전해 신인상 자격이 이번 시즌으로 이월됐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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